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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타니파타, '승리의 경'에서 인용

고요2 0 362 2019.04.30 12:23
김향원은 자신에게 필요한 격언 몇 개를 써서 벽에 붙여놓았습니다. ‘出言顧行, 然諾重應, 人十己千’ (출언고행-말을 낼 때엔 행실을 돌아보라. 연낙중응-승낙할 때엔 신중히 응하라. 인십기천-남이 열 번에 능하거든 나는 천 번을 하여야 한다.) 그리고 관련된 내용을 검색해서 읽었습니다. 退溪先生 ... 人有質問則 雖淺近說話 必留小間而答之 未嘗應聲而對人 (퇴계선생은 ... 사람들이 질문하면 아무리 천근한 말이라도 반드시 한동안 사이를 두고 깊이 생각하신 다음 대답하고, 한번도 묻자마자 즉시 대답하는 적이 없으셨다. 해동소학, 성백효 역) 
人一能之어든 己百之하며 人十能之어든 己千之니라 (다른 사람이 한 번에 능하거든 나는 백 번을 하며, 다른 사람이 열 번에 능하거든 나는 천 번을 한다. 중용 20장).

일요일 오전 불교수행반에서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몸의 부정에 대해 배웠습니다. 지도하시는 스님이 숫타니파타, 승리의 경을 읽어주었습니다.
“걷거나 또는 서거나 혹은 앉거나 눕거나 몸을 구부리거나 혹은 편다. 이것이 몸의 동작이다. 몸은 뼈와 힘줄로 엮어있고, 내피와 살로 덧붙여지고 피부로 덮여져 있어, 있는 그대로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내장과 위, 간장, 방광, 심장, 폐장, 신장, 비장으로 가득 차있다. 그리고 콧물, 점액, 땀, 지방, 피, 관절액, 담즙, 임파액으로 가득 차있다. 또한 그 아홉 구멍에서는, 항상 더러운 것이 나온다. 눈에서는 눈꼽, 귀에서는 귀지가 나온다. 코에서는 콧물, 입에서는 침이나 가래, 몸에서는 땀과 때가 나온다. 또 그 머리에는 빈 곳은 뇌수로 차 있다. 그런데 어리석은 자는 무명에 이끌려서 그러한 몸을 깨끗한 것으로 여긴다.

또 죽어서 몸이 쓰러졌을 때에는 부어서 검푸르게 되고, 무덤에 버려져 친척도 그것을 돌보지 않는다. 개들이나 여우들, 늑대들, 벌레들이 파먹고, 까마귀나 독수리 같은 날짐승이 쪼아 먹는다. 이 세상에서 지혜로운 수행자는, 깨달은 님의 말씀을 듣고 그것을 분명히 이해한다. 왜냐하면, 그는 있는 그대로 보기 때문이다. 이것이 있는 것처럼 저것도 있고, 저것이 있는 것처럼 이것도 있다. 안으로나 밖으로나 몸에 대한 욕망에서 떠나야 한다. 이 세상에서 욕망과 탐욕을 떠난 그 지혜로운 수행자만이 불사와 적멸, 곧 죽음을 뛰어넘는 열반의 경지에 도달한다. 인간의 이 몸뚱이는 부정하고 악취를 풍기므로, 가꾸더라도 온갖 오물이 가득 차, 여기저기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몸뚱이를 가지고 있으면서, 생각하건대 거만하거나 남을 업신여긴다면, 통찰이 없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byunsdd&logNo=60209605035 )

강의가 끝난 뒤 송 부장 일행은 밖으로 나와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 직원이 몸의 31가지 부정(不淨) 수행을 할 때 어떤 자세로 해야 할지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양 대리가 말했습니다. “부처님의 교학을 공부하실 때나 수행시에도, 또 그 행위가 어떤 것이건 4가지 삼빠쟌나(분명한 알아차림)의 지혜 중에서 1가지는 파악해야 합니다. 즉 이 행위(수행 포함)의 "목적"을 파악하고 분명히 이해해야 합니다. 그 목적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 목적이 해탈열반에 도움(善선)이 된다면 행해야한다고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해탈열반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不善불선), 이 행위는 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이것을 [이익됨을 분명히 알아차림(삿-타까-삼빠쟌나)]이라 하며, 첫째가 분명한 이해의 지혜입니다. ...

과장님은 31가지 부위의 몸에 대한 마음챙김을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이 수행의 [이익됨에 대한 삼빠쟌나(분명한 이해/앎)]를 하고자 교학을 찾아보겠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①초선을 증득한다. ②싫어함과 좋아함을 극복한다. ③두려움이나 공포를 극복한다. ④추위와 더위와 배고픔과 목마름과 날파리 모기 바람 뙤약볕 파충류에 닿음과 고약하고 언짢은 말들과 몸에 생겨난 괴롭고 날카롭고 거칠고 찌르고 불쾌하고 마음에 들지 않고 생명을 위협하는 갖가지 느낌들을 감내한다고 나옵니다. (「몸에 대한 마음챙김」M119 §32~35를 참고하세요.)

즉, 이 수행의 목적은 육체에 대한 혐오감이나 역겨움을 일으키려는 것이 결코! 결코! 아님을 주의하셔야 합니다. 이 수행의 목적은 애착을 끊는 것, 육체에 대한 감각적 욕망의 불을 끄기 위해서, 연료 공급을 중단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성적 충동이 갈애에 속하며, 고의 원인이 되므로, (해탈 열반을 성취하려는 수행자는) 고의 종식을 위해서는, 먼저 성적 욕구를 반드시 약화시키고 근절시켜야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이 명상은 성적 충동을 일으키는 인식적 토대인 - [몸을 관능적 유혹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인식 자체]를 허물어 버림으로써, 성적 욕구를 약화시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인식을 허물면 !] → [관능적 욕구도 사라집니다 !] 관능적 욕구는 이런 인식과 함께 일어났다가 사라집니다.
이렇게 부처님은 억지로, 억누르고 억압하여, 고행으로 또는 밖으로 탐닉하여 괴로움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은 ①바른 견해로써 인식을 전환하여, ②괴로움을 해결하라고 가르치셨다고 이해합니다. 실제로 몸을 보아서 그곳에서 매혹적이거나 매력적이라는 등의 [아름답다는 인식]이 사라지면, 관능적 욕구도 시들어 버림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①차분하고 냉철한 탐구적 자세를 가지고 몸을 더 깊은 차원에서 점검해 나가도록, "머리털, 몸털, 손발톱, 이빨..." 등의 방법으로 몸을 31가지 부위로 해체하여 나갑니다. ②이렇게 해체하여 있는 그대로 바르게 보도록 합니다. 그래서 바른 견해의 지혜가 깊어져 갑니다. 이렇게 부분들이 혐오스러우면, 전체 몸도 혐오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 몸에 대한 아름답다는 인식이 시들게 하여, 참으로 물거품과 같은 현상이구나 하고 깊이 이해하여 나갑니다. ③그래서 인식이 바뀌게 되어 연료가 공급이 안 되면 ④몸에 대한 애착은 시들어 갑니다. 이 수행은 처음 할 때는 다른 사람의 몸 특히 이성의 몸을 수행주제로 삼게 되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이 관수행은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위와 같이 [31가지 부위의 몸에 대한 마음챙김]이라는 수행의 목적은 육체에 대한 혐오감이나 역겨움을 일으키려는 것이 아니고, 염세주의를 지향하는 것도 아니며, 애착을 끊는 것, 즉 육체에 대한 감각적 욕망의 불을 끄기 위해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육욕에 대한 연료 공급을 중단하기 위하여, 31가지 몸의 부위로 해체하여서, 있는 그대로 통찰지로 바르게 보아서, 인식을 바꾸는 것일 뿐이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이렇게 부처님의 수행인 명상주제들은 제각기의 역할과 목적이 있습니다. 이를 교학에서 바르게 공부하고 이해하는 길이 [이익됨에 대한 삼빠쟌나의 지혜]를 얻는 중요한 일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익됨을 알고 목적을 알아가는 지혜는, 팔정도 수행에서 바른 견해가 되고 머리가 되어, 사띠(마음챙김)가 일어나고 정진이 둘러쌉니다. 또 실생활에서도 모든 곳에 적용 가능합니다. 가령, 기획서, 제안서, 계획서를 쓸 때도 항상 목적을 먼저 쓰고 그 목적이 이익이 있는지, 타당한지를 검토하는 것입니다. 열심히 공부하시는 과장님을 뵈니 기쁨이 일어나 제 말이 길어졌습니다. 초기불교의 교학과 수행으로 행복한 순간순간 되시고, 이 생에서 해탈열반의 토대를 마련하시길 염원 올립니다.” (출처 : 양 대리의 말은 모두 고 ◌◌ 법우님의 댓글에서 인용, 용어 한두 개와 표현 몇 개를 제가 임의로 변경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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