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祭祀)의 두 측면 ㅡ yañña & saddha
제사(祭祀)로 번역된 단어는 yañña: sacrifice; alms-giving. (m.)입니다. (DN 5-꾸따단따 경)과 (DN 23-빠야시 경)에 의하면, 제사(祭祀)(yañña)는 ‘나에게 오랫동안 이익을 위하고, 행복을 위한 의식’입니다.
• kūṭadantasuttaṃ, mahāvijitarājayaññakathā (DN 5.4-마하위지따 왕의 제사 이야기)
yaṃnūnāhaṃ mahāyaññaṃ yajeyyaṃ yaṃ mama assa dīgharattaṃ hitāya sukhāyā’ti.
나는 나에게 오랫동안 이익을 위하고, 행복을 위한 것인 큰 제사를 지내리라.
바라문이여, 나는 나에게 오랫동안 이익을 위하고, 행복을 위한 것인 큰 제사를 지내는 것을 희망합니다. 존자는 나에게 조언해 주십시오.
• pāyāsisuttaṃ, saraṇagamanaṃ (DN 23.18-빠야시 경, 귀의)
깟사빠 존자여, 나는 나에게 오랫동안 이익을 위하고, 행복을 위한 것인 큰 제사를 지내는 것을 희망합니다. 깟사빠 존자는 나에게 조언해 주십시오.
그런데 제사(祭祀)는 살생(殺生)을 수반하는 의식이었습니다. (DN 5-꾸따단따 경)에서 전생의 부처님은 그런 제사의 위험을 알리고, 살생을 수반하지 않는 보시(報施)에 의한 제사를 제시합니다. 그리고 부처를 이룬 지금은 불교의 신행(信行)을 ‘오랫동안 이익을 위하고, 행복을 위한 것’으로의 제사 방법으로 제시합니다.
①가문을 잇는 제사 ㅡ 계(戒)를 중시하는 출가자에게 끊임없이 보시(報施)하는 것
②사방승가를 위한 승원을 지음 ㅡ 특정사원에 머무는 출가자들이 아니라 사방의 출가자들이 머물 수 있는 승원을 지음.
③깨끗한 심(心)으로 삼보(三寶)에 귀의함.
④깨끗한 심(心)으로 오계(五戒)를 지킴.
⑤여래(如來)를 따라 깨달음을 성취함.
(DN 23-빠야시 경)은 살생을 수반하고 삿된 실천을 하는 자들이 참가하는 제사는 결실이 많지 않고, 이익이 많지 않고, 큰 영광이 없고, 크게 뻗어가지 않지만, 살생을 수반하지 않고 바른 실천을 하는 자들이 참가하는 제사는 결실이 많고, 이익이 많고, 큰 영광이 있고, 크게 뻗어간다고 합니다. 살생의 유무와 참가하는 자들의 성향에 따라 제사의 성과가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적으로 제사(祭祀)는 좀 더 넓은 의미를 가진다고 보아야 합니다.
• 제사(祭祀) : 신령이나 죽은 사람의 넋에게 음식을 바치어 정성을 나타냄. 또는 그런 의식. <표준국어대사전>
(DN 5-꾸따단따 경)과 (DN 23-빠야시 경)이 말하는 제사 즉 yañña가 신령(神靈)에게 음식을 바치어 정성을 나타내는 행위라면, 죽은 사람의 넋에게 음식을 바치어 정성을 나타내는 행위도 있기 때문입니다.
(AN 10.177-자눗소니 경)은 saddha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이 보시가 친지와 혈육인 죽은 이들에게 도달하기를. 이 보시를 친지와 혈육인 죽은 이들이 사용하기를.'이라는 바람을 담은 행위를 의미합니다. 초기불전연구원은 조령제(祖靈祭)로, 한국빠알리성전협회는 망자의 제사로 번역하였는데, 근본경전연구회에서는 망자공양(亡者供養)이라고 번역하였습니다.
(AN 10.177-자눗소니 경)에 의하면, 이 saddha는 보시(報施)입니다. 신령(神鈴)에게 정성을 나타내기 위해 음식을 바치는 행위와는 구분됩니다. 그런데 이 행위가 유효한 것인지는 잘 확인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보시가 친지와 혈육인 죽은 이들에게 도달합니까? 이 보시를 친지와 혈육인 죽은 이들이 사용합니까?’라고, 보시(報施)에 의한 saddaha[망자공양(亡者供養)]의 유효성을 부처님에게 질문하는 것이 이 경의 주제인데, 부처님은 그 유효성에 대한 답변에 더해 행위자의 결실에 대한 측면까지도 답합니다.
이 경은 주목되어야 합니다. 일상적으로 행하는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우리의 정성이 유효한 것인지, 또는 적절한 방법으로 행위 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답을 주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