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 법회 겸 수행모임(230416) - 커피잔에 금이 갔어요[묶임 해소의 불교 ― 현상을 현상만으로](근본경전연구회 해피스님)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O5Z9-yciRaw
[설법 발췌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7xAn69hqlos
커피잔에 금이 간 것을 보고 ‘이것이 무슨 조짐/징조일까?’라고 접근하지 않아야 한다는 쓴 글 말한 뒤 길상(吉祥-좋은 조짐)이 아니라 업(業)을 당연히 여겨야 한다고 말하는 (AN 5.175-낮은 자 경 ☞ http://sutta.kr/bbs/board.php?bo_table=nikaya09_02_08&wr_id=7)을 소개하였습니다.
● 글 1) 커피잔에 금이 갔어요 - [묶임 해소의 불교] (2011.12.30.)
제3기 해피설법회 5주차 수업 준비를 마치고 커피를 한잔합니다. 그런데 커피잔에 금이 간 것이 보입니다.
'왜 오늘?'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무엇을 암시하는 것일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사실로 치자면 여러 해 사용한 커피잔이 이사 후의 어수선함에 의해 여기저기 부딪혔을 것이고, 잔의 강도를 초과하는 충격이 금으로 나타났을 뿐일 것인데, 간사한 마음의 요망질은 이런저런 의미를 부여하려고 안달을 합니다. 신의 뜻이라고도 할 것이고, 이미 결정된 것이라고도 할 것이고, 우연한 일이라고도 할 것입니다. 거기에 더해 이 상황이 암시하는 무엇인가를 찾으려 하고[해몽(解夢)하듯이], 거기에 묶여 하루 종일 신경질적인 반응을 뒤따르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조건 지어져 생겨나는 결과일 뿐입니다[연기(緣起)]. 좀 더 오래 쓰기 위한 조심스러움을 조건으로 제공하지 못했기에 생겨난 결과일 뿐,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기왕 금 간 것, 이참에 새 잔을 꺼내 멋진 분위기로 새로운 커피를 마시면 그뿐!
오늘 수업의 주제는 [그것을 즐기고 환영하고 묶여 있으면 식(識)[마음]은 그것을 의지하고 그것을 취착한다.]로 마무리 됩니다. 묶임의 현실을 바르게 보고 거기에서 풀려나는 것[묶임 해소]이 불교 공부인 것입니다.
해피[解彼 & happy] 하시기 바랍니다!
● 글 2) '현상을 현상만으로’ (2012.05.28.)
우유 잔에 금이 갔습니다. 하필이면 부처님 오신 날 이게 무슨 나쁜!
신의 뜻도 아니고, 결정되어진 것도 아니고, 원인도 조건도 없는 것[삼종외도(三種外道)]도 아닌 업인과보(業因果報)의 원리를 몰랐다면 지금 제가 이러고 있을 것입니다.
다행히 업(嶪)과 보(報)의 인과(因果)관계를 배워 아는지라, 조심스럽게 다루지 못했음을 조건으로 우유 잔에 금이 갔다고 그 '현상을 현상만으로' 알아차릴 수 있어 어리석음[삼종외도] 때문에 생겨나는 내적(內的)인 괴로움을 만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부처님 오신 날에도 sati[념(念)-알아차림]하지 않으면 불편한 일을 겪을 수 있다고 아는 것으로 족할 것입니다.
이전에 페이스북에서 동일한 주제로 대화한 적이 있어서 되돌아봅니다.
; 커피잔에 금이 갔어요 - [묶임 해소의 불교]
(*) 현상을 현상만으로 알아차림 : 현상과 나 사이에 가운데 것[중(中)-탐진치, 갈애,욕탐]을 끼우지 않고 현상을 현상 그대로 보는 것. → 이것이 그대로 위빳사나입니다.
● 글 3) 살며시 눈을 떠 보니 형광등이 떨어졌다. (2013.12.14.)
법당에서 수행 중인데 무언가 둔탁한 소리가 있다. 살며시 눈을 떠 보니 형광등이 떨어졌다. 2년 넘게 사는 동안 손 한번 대지 않은 형광등이 그냥 떨어졌다. 언젠가 컵에 금이 간 사건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놀람 없이 다시 수행을 할 수 있었다.
수행을 마치고 나서 살펴보니 형광등의 접속 부위가 전기장판을 뚫은 흔적이 있다. '아! 이래서 떨어지는 충격에도 형광등이 깨지지 않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이전에 썼던 글 : 커피잔에 금이 갔어요. - [묶임 해소의 불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