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의 확장 ― (39)「abhidhamma는 무엇인가?」
부처님의 가르침은 전통적으로 경(經-sutta)-율(律-vinaya)-론(論-abhidhamma) 삼장(三藏)으로 구성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때, 논장(論藏)은 승법(勝法)[수승(殊勝)한 법(法)]이라는 이해 위에서 일곱 가지 논(論) 즉 칠론(七論)으로 구성됩니다. 그런데 이런 전통 위에서 경과 율을 공부하면, 경(經)과 율(律)에 나타나는 abhidhamma의 용례에 논장(論藏)을 적용하여 경과 율을 해석하게 됩니다. 즉 논장의 시각으로 경과 율을 해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경과 율의 삶에 대한 관점과 논의 관점은 다릅니다. 그래서 경과 율과 논이 모두 한 분의 스승인 부처님에 의해 설해졌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경과 율에 나타나는 abhidhamma를 논장이라고 번역하면, 경과 율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잘못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경과 율에 나타나는 abhidhamma는 보통 abhivinaya와 짝을 이루어 ‘법에 대한 공부[대법(對法)]’와 ‘율에 대한 공부[대율(對律)]’를 의미하는데, 논장이라는 번역은 자칫 부처님이 지시하는 법에 대한 공부의 내용이 삶에 대한 관점을 달리하는 논의 주장을 수용하라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처님에 의한 고(苦)와 고멸(苦滅)의 가르침이 논장이라는 제3의 관점에 의해 사실[삼법인(三法印)과 연기(緣起)]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abhidhamma가 무엇인지에 대한 분명한 앎은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