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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법회 24주차 - 부부관계1)[남녀에게서 가장 유혹적인 것들과 대처법 & 몸통이론]

0 1,683 2017.09.24 08:40

[동영상] ☞ https://youtu.be/AceADDDShxA


쉽지만 어긋남이 없는 공부를 위해 해피법당이 개설하는 새출발법회 스물네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주에는 몸과 마음이 뿌리를 달리하는 관계라는 점에 주목해서 부모-자식 간 어떤 마음으로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를 공부하였습니다. 오늘은 같은 맥락에서 부부간에는 어떤 마음으로 관계를 만들어가야 하는 것인지 공부하기로 하였습니다.

 

부부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알아보아야 하는 경전이 있습니다. 남녀 관계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첫째, 앙굿따라 니까야 하나의 모음의 첫 번째부터 열 번째까지의 경전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거기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이여."라고 비구들을 부르셨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세존께 응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이 형상 이외에 다른 어떤 것도 이렇듯 남자들의 마음을 유혹하는[사로잡는] 것을 나는 보지 못하나니, 그것은 바로 여자의 형상이다. 비구들이여, 여자의 형상은 남자의 마음을 유혹한다.

 

동일한 내용이 10가지로 반복됩니다.


 

남자의 마음을 가장 강하게 유혹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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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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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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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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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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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감촉

여자의 마음을 가장 강하게 유혹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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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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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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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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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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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감촉

 

남녀 관계는 이렇게 서로에게 가장 강력한 유혹으로 작용하는 관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것들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서 이런 관계는 인간의 세상을 유지시켜 주는 힘이 되기도 하고, 반면에 인간세상의 기본적인 질서를 깨뜨려 혼란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서로에게 가장 강력한 유혹으로 작용하는 관계라는 것이 일방적으로 좋거나 일방적으로 나쁜 것이 아니라 좋은 측면으로는 인간의 세상을 유지시켜 주는 힘이 되는 것이고, 나쁜 측면으로는 인간세상의 기본적인 질서를 깨뜨려 혼란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 이 관계를 어느 측면으로 적용시킬 것인가가 공부를 통해 배워야하는 주제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이때 또 하나의 경전은 이렇게 말합니다. 대반열반경(D16)에서 아난다 존자가 부처님께 여쭙는 대화 내용입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어떻게 여인을 대처해야 합니까?" "아난다여, 쳐다보지 말라." "세존이시여, 쳐다보게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아난다여, 말하지 말라." "세존이시여, 말을 하게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아난다여, sati를 확립해야 한다."」


“kathaṃ mayaṃ, bhante, mātugāme paṭipajjāmā”ti? “adassanaṃ, ānandā”ti. “dassane, bhagavā, sati kathaṃ paṭipajjitabban”ti? “anālāpo, ānandā”ti. “ālapantena pana, bhante, kathaṃ paṭipajjitabban”ti? “sati, ānanda, upaṭṭhāpetabbā”ti.


출가자와 재가자의 차이를 감안해서 이해해야 하는 경전이라고 해야할 것인데요, 출가자에게는 이성에 대한 대처방법이고, 재가자에게는 부부 아닌 이성에 대한 대처 방법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성에 유혹 당해 제어되지 않은 행위 즉 성폭행은 우리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사회현상입니다. 하지만 성폭행은 평생 쌓은 공을 일순간 무너뜨려 버리는 위험한 행위입니다. 엄청난 책임이 따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은 이성을 욕탐(欲貪)의 대상으로 삼아 쳐다보지 말고-말하지 말고-잘 sati해서 대응해야 자기의 삶을 보호할 수 있다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제 본 주제로 돌아와서 부부간에는 어떤 마음으로 관계를 만들어가야 하는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어울리는 삶 경(A4:55)>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박가에서 숨수마라기리의 베사깔라 숲에 있는 녹야원에 머무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오전에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발우와 가사를 수하시고 나꿀라삐따 장자의 집으로 가셨다. 가셔서는 지정된 자리에 앉으셨다. 그러자 나꿀라삐따 장자와 장자의 아내 나꿀라마따는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린 뒤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나꿀라삐따 장자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제가 어렸을 적에 어린 아내 나꿀라마따는 제게 시집을 왔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제 아내 나꿀라마따를 마음으로라도 거역한 것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몸으로 나쁜 행실을 하였겠습니까? 세존이시여, 저희는 지금여기에서도 서로서로 보기를 원할 뿐만 아니라 내세에서도 서로서로 보기를 원합니다.” 

 

그러자 장자의 아내 나꿀라마따도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어렸을 적에 어린 나꿀라삐따 장자에게 시집을 왔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제 남편 나꿀라삐따를 마음으로라도 거역했던 것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몸으로 나쁜 행실을 하였겠습니까? 세존이시여, 저희는 지금여기에서도 서로서로 보기를 원할 뿐만 아니라 내세에서도 서로서로 보기를 원합니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장자들이여, 만일 그대들 둘이 지금여기에서도 서로서로 보기를 원할 뿐만 아니라 내세에서도 서로서로 보기를 원한다면 그대들은 둘 모두 동등한 믿음과 동등한 계행과 동등한 베풂과 동등한 지혜를 가져야 한다. 그러면 그대들은 지금여기에서도 서로서로 보게 될 것이고 내세에서도 서로서로 보게 될 것이다.”


부처님은 부부가 살아서도 서로 사랑하다가 죽은 뒤 다음 생에서도 부부로 다시 만나 사랑하며 사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부부간에 믿음-계-보시-지혜라는 네 가지 기준을 동등하게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부부간에 바로 이 네 가지를 함께하는 마음으로 관계를 만들어 가면 서로서로 사랑하고 힘이 되어 행복을 생겨나게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역으로 이 네 가지를 함께하는 마음으로 관계를 만들지 못하면 서로서로가 제약이어서 미움을 만들고 방해가 되어 괴로움을 생겨나게 한다는 가르침인 것입니다. 


이때, 믿음-계-보시-지혜라는 네 가지 기준은 원하지만 얻기 어려운 것을 얻는 방법이라든가 부모님 은혜에 보답하는 방법 등 삶의 여러 경우에 적용되어 행복을 만드는 방법으로 나타납니다.


우리 법회에서는 부부간에 적용되는 몸통이론을 말합니다. 하나의 몸통에 붙어있는 두 개의 팔로서의 아내와 남편으로 살아갈 수 있으면 부부관계는 synergy 효과의 극대화를 가져올 것이고, 하나의 몸통을 가지지 못한 채 아내와 남편으로 살아가야 한다면 그 반대의 경우가 되어 소모적인 관계가 되고 말 것입니다. 물론 이때 부부를 이어주는 몸통은 동등한 믿음-계-보시-지혜입니다.


한편, 이렇게 하나의 몸통에 붙어 있는 두 개의 팔로 살아가는 부부관계는 사무량심(四無量心)으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사무량심은 나로부터 시작하여 「모든 곳에서 모두를 자신처럼 여기는」 수행입니다. 그리고 부부는 나를 확장하는 최초의 관계입니다. 그러니 부부간에 행복하기 위해서는 부부를 '큰 나[부부로서의 나]'로 생각하고 서로의 배우자를 위해 사무량심-사섭법을 실천하면 됩니다. 그러면 서로 내 편이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하나의 몸통에 붙어있는 양 팔이어서 내 편이기 이전에 나 자신인 것입니다. 그런 삶은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아내를 기쁘게 해주려 하고, 아내의 아픔을 덜어주려 하고, 아내의 기쁨을 함께 기뻐하고, 아내의 바가지에 평정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 마음을 내 안에 가득 채워 나가면 아내를 위해 베풀고, 아내에게 사랑스럽게 말하고, 아내에게 이롭게 행위하고, 아내와 하나의 그룹을 만들게 됩니다. 그러면 아내가 내 편이 됩니다. 


남편을 기쁘게 해주려 하고, 남편의 아픔을 덜어주려 하고, 남편의 기쁨을 함께 기뻐하고, 남편의 퉁명함에 평정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 마음을 내 안에 가득 채워 나가면 남편을 위해 베풀고, 남편에게 사랑스럽게 말하고, 남편에게 이롭게 행위하고, 남편과 하나의 그룹을 만들게 됩니다. 그러면 남편이 내 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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