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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 다툼의 원인 3가지(새출발법회 추석특집)

0 900 2017.12.02 09:35

▣ 추석 - 다툼의 원인 3가지(새출발법회 추석특집)

   [동영상] https://youtu.be/sIh_TnPFZUE

 

새출발법회 추석 특집


추석 명절이 다가왔습니다. 법우님들 모두 즐겁고 행복한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명절 특히 추석은 두 가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고향과 추수입니다. 


[Ⅰ] 먼저 고향에 대한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고향을 찾기 위해 우리는 몇 시간이 되었든 귀성길 고생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타향살이 고달픔을 씻어내고, 타향살이 이전의 자기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그것이 고향의 의미일 것입니다. 그러나 때로, 사람들에 따라서는 그 고향 방문이 유쾌하지 못한 기억으로 남게 되기도 합니다. 특히 더 가까운 사람들[가족-친척-고향 친구]와의 만남이 다툼으로 어그러지기도 합니다. 


미움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들에 대한 기대 탓이기도 하고, 그들을 위해 해주고픈 내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미안함이 어설프게 표출되는 탓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생겨난 것에 대한 경(M87)(http://cafe.naver.com/happybupdang/1978)>에서는 「장자여, 그것은 이와 같다. 슬픔, 비탄, 고통, 고뇌, 절망은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초래되고, 슬픔, 비탄, 고통, 고뇌, 절망은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생겨난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불만족한 상황에 처하면 그로 인해 나에게 슬픔, 비탄, 고통, 고뇌, 절망이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모처럼의 명절에 함께하였을 때 그러한 기대와 미안함이 자칫 사랑하기 때문에 역정(逆情)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합니다. 그들의 삶의 독립성을 인정하여 기대를 줄이고, 미안한 마음은 있는 그대로 드러내어 나에 대한 그들의 기대 때문에도 다툼을 만들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은 이런 다툼의 또 다른 원인을 알려줍니다. 소유적 사유가 제어되지 않을 때 다툼이 있다는 것입니다. <괴로움 덩어리 작은 경(M14)(http://cafe.naver.com/happybupdang/9764)>은 「비구들이여, 또한 소유적 사유를 원인으로 하고 소유적 사유를 조건으로 하고 소유적 사유를 바탕으로 하는, 소유적 사유에 속하는 원인에 의해서 왕들이 왕들과 싸우고, 귀족이 귀족들과 싸우고, 사제가 사제와 싸우고, 주인이 주인과 싸우고, 어머니가 아들과 싸우고, 아들이 어머니와 싸우고, 아버지가 아들과 싸우고, 아들이 아버지와 싸우고, 형제가 형제와 싸우고, 형제가 자매와 싸우고, 자매가 형제와 싸우고, 동료가 동료와 싸운다. 그때에 그들은 싸우고 다투고 논쟁하며 서로 두 손으로 치고 흙덩이를 던지고 몽둥이로 때리고 칼로 찌른다. 그리하여 그들은 죽음에 이르거나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맛본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소유적 사유의 현실적 재난인데, 소유적 사유를 원인으로 하고 소유적 사유를 조건으로 하고 소유적 사유를 바탕으로 하는, 그 원인이 소유적 사유에 속하는 괴로움의 무더기이다.」라고 합니다. 또한, 「소유적 사유에는 달콤함은 적고 고통이 많고 고뇌가 많아서, 위험함이 더욱 많다고 바르게 알아서 벗어나야 한다.」고 합니다. 몸 밖의 물질적인 것들을 나의 것 즉 소유하려는 사유는 이렇게 부모형제간에도 서로 싸우게 합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소유적 사유는 위험을 부르는 작은 달콤함이어서 벗어나야 한다.’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다툼에는 불자에게 정말 어울리지 않는 또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제사 방법에 대한 견해 차이입니다. 제사상 앞에서 상 차리는 예법을 가지고 서로 다투는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이 알려주는 삶의 현실에 의하면, 죽은 조상은 제삿밥 드시러 찾아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불교에는 우리의 명절과 같은 제사의 개념이 없습니다. 그런데 누구의 가르침에 의한 제사예법을 따져 불자들 간에 서로 다투는 것입니까? 명절은 그저 가족들 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는 친목대회 같은 날입니다. 돌아가신 분들을 같은 뿌리로 하는 가족과 친척들의 만남의 장이고 축제인 것입니다. 그러니 오직 즐거움으로 맞이하면 되는 날입니다. 여기에 제사에 대한 견해 차이를 내세워 다툼을 만드는 것은 계금취(戒禁取)[바르지 않은 계율과 의식에 대한 집착]이라는 올바르지 못한 행위입니다. 잘 배운 불자라면, ‘제사상은 그대의 뜻대로 차리십시오. 나는 그저 그대와 더불어 기쁜 시간을 즐기겠습니다.’라는 마음으로 함께하시면 될 것입니다.


[Ⅱ] 추수는 결실입니다. 봄에 시작해 여름까지, 뜨거운 뙤약볕 아래 노력한 결실을 거두는 것이고, 그 기쁨을 즐거워하는 것이 추석입니다. 그러니 마냥 즐거워해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은 우리 삶을 지배하는 큰 원칙을 업인과보(業因果報)라고 합니다. 업(業)을 원인으로 결과[과(果)]와 현실적 경험[보(報)]가 있다는 것인데, 「행위가 가지는 과(果)와 보(報)의 법칙성」입니다. 


좋은 볍씨를 뿌리고 애써 노력하면 풍요로운 추석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좋은 태어남 위에서 착한 업을 지으면 현실적인 즐거움을 누리게 됩니다. 이때 볍씨거나 좋은 태어남을 연(緣-조건)이라고 하며, 애써 노력하는 것과 착한 업을 짓는 것을 인(因-원인)이라고 합니다. 농사에서야 좋은 볍씨를 고르는 일까지도 농부의 몫이겠지만, 삶에 있어서는 태어남의 조건을 되돌려 제어하지는 못합니다. 어떤 조건이든지 이미 주어진 상태에서 태어나 버렸기 때문입니다. 좋은 볍씨를 뿌렸을지라도 좋은 기후조건에서 풍년을 맞을 수도 있고, 가뭄에 태풍이 몰아쳐 흉년이 닥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애써 노력하면 그 가운데에서는 가장 많은 수확을 올리게 됩니다. 애써 노력하지 않으면 그 가운데에서도 더 적은 수확 밖에는 거들 수 없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삶에 대하여도 부처님은 애써 노력해야 한다고 합니다. <법 실천의 짧은 경(M45)(http://cafe.naver.com/happybupdang/1493)>과 <법 실천의 긴 경(M46)(http://cafe.naver.com/happybupdang/1494)>은 네 가지 삶의 형태를 현상과 원인으로 구분하여 말합니다. ①현재에는 즐겁지만 미래에는 괴로운 보(報)를 초래하는 법의 실천, ②현재에도 괴롭고 미래에도 괴로운 보(報)를 초래하는 법의 실천, ③현재에는 괴롭지만 미래에는 즐거운 보(報)를 초래하는 법의 실천, ④현재에도 즐겁고 미래에도 즐거운 보(報)를 초래하는 법의 실천입니다. 


지금의 나의 삶이 즐거울 수도 있고 괴로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애써 노력하지 않으면 나의 미래는 괴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하지만 애써 노력하면 나의 미래는 즐거운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애써 노력한다는 것은 올바른 노력입니다. 해탈-열반으로 이끄는 팔정도(八正道) 바로 그 길을 실천하는 것인데, 중도(中道)입니다. 또한, 십선업(十善業)을 애 써 짓는 것이고, 오계(五戒)-보시(布施)-수행(修行)의 세 가지 공덕행(功德行)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삶은 태어남의 조건을 되돌려 제어할 수는 없지만 올바른 노력이라는 원인[인(因)]을 제공함으로써 사는 동안은 태어남의 조건 가운데에서 더 행복할 것이고, 죽어서는 새로운 태어남의 조건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살아갈수록 삶은 '현재에도 즐겁고 미래에도 즐거운 보(報)를 초래하는 법'을 실천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 해의 농사를 잘 지어 수확의 결실을 즐거워하듯이, 일상의 삶에서 업을 잘 지어 금생에도 즐거운 보(報)를 누리며 살고, 내생에는 더 좋은 삶이 이어질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추석 명절을 맞이하여 '즐거운 고향 나들이 법'과 '현재에도 즐겁고 미래에도 즐거운 보(報)를 누리는 법'이라는 주제로 말씀드렸습니다. 고향 길 잘 다녀오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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