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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재물과 관련된 실패 ㅡ 돈의 관계

0 555 2018.06.09 23:21

2. 재물과 관련된 실패 돈의 관계

 

세상에는 원하지만 얻기 어려운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3-11 배운 사람의 행위 경 참조]. 이런 것들은 간절히 원하고 애써 비는 일 즉 기도의 힘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얻고자 하는 것을 얻기 위한 타당한 방법을 찾아서 실천하는 것이 원하는 그것을 얻는 방법입니다. 부미자 경(M126)은 결실을 얻기 위해서는 소원을 세우는 일보다는 이치에 맞는 실천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팔정도(八正道)의 실천입니다. ⇒ 「주제의 확장 . 실패를 부르지 않는 선제적 방법

 

그렇다고 타당한 실천이 있으면 반드시 얻어진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인간의 삶의 수준이 그렇게 높은 수준도 아닌데다가 세상은 다양한 조건들의 결합으로 유지되고 진행되기 때문입니다[무상(無常)]. 때로 사회적인 조건이 감당할 수 없는 규모로 닥쳐오면 개인의 실천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그것을 극복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스러운 제자는 최선의 실천에도 불구한 실패의 경우에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무상(無常)에 대한 바른 이해 위에서 받아들이기 때문에 최선의 실천을 유지하게 되고, 그 위에서 사회적 조건들이 유리하게 작용할 때 큰 성취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최선의 실천으로 커다란 성과를 얻었다 해도 우쭐해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실천을 이어 감으로써 사회적 조건들이 불리하게 작용할 때도 최선의 대응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원함 경(A5:43)(14)과 획득 경(A5:41)(15) 두 개의 경전은 이런 설명을 통해 불교신자들의 삶에 명확한 잣대를 제공해 줍니다.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 ㅡ 「정당한 방법에 최선의 노력을 더함

 

원하고 좋아하고 마음에 들지만 세상에서 얻기 어려운 이러한 다섯 가지 법들[수명-용모-행복-명성-천상]은 기도를 원인으로 얻어지지 않고 바람을 원인으로 얻어지지 않는다고 나는 말한다. 장자여, 원하고 좋아하고 마음에 들지만 세상에서 얻기 어려운 이러한 다섯 가지 법들이 만일 기도를 원인으로 얻어지고 바람을 원인으로 얻어진다면 이 세상에서 누가 무엇 때문에 쇠하게 하겠는가? 수명-용모-행복-명성-천상을 원하는 성스러운 제자가 수명-용모-행복-명성-천상을 원인으로 수명-용모-행복-명성-천상을 기도하거나 즐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수명-용모-행복-명성-천상을 원하는 성스러운 제자는 수명-용모-행복-명성-천상을 가져오는 실천을 해야 한다. 그가 수명-용모-행복-명성-천상을 가져오는 실천을 할 때 수명-용모-행복-명성-천상의 얻음으로 이끌린다. 그는 천상이나 인간의 수명-용모-행복-명성-천상을 얻은 자가 된다.”

 

정당한 방법에 최선의 노력을 더했어도 실패할 경우 ㅡ 「후회하지 않음

 

"만약 성스러운 제자가 이런 다섯 가지 재물의 획득을 위해 실천했을 때 재물이 줄어들게 되면 그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참으로 재물의 획득을 위해 나는 실천했다. 그러나 나의 재물은 줄어들었다.'라고. 그렇기 때문에 그에게 후회는 없다. 장자여, 만일 성스러운 제자가 이런 다섯 가지 재물의 획득을 위해 실천했을 때 재물이 늘어나게 되면 그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참으로 재물의 획득을 위해 나는 실천했다. 그리고 나의 재물은 늘어났다.'라고. 그렇기 때문에 그는 두 가지 모두에 있어서 후회가 없다.”

 

한편, 재물과 관련한 실패에는 균형 잡힌 생계의 준수 여부를 주목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잃어서 재물과 관련한 실패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디가자누 경(A8:54)(16)과 웃자야 경(A8:55)은 금생의 이익과 행복을 주는 네 가지를 말하는데 근면의 구족, 보호의 구족, 선우(善友)를 사귐, 균형 잡힌 생계의 유지입니다. 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면 어떤 것이 균형 잡힌 생계인가? 여기 선남자는 재물의 수입과 지출을 알고, 지나치게 풍족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궁핍하지도 않게 균형 잡힌 생계를 유지한다. '이와 같이 내 수입은 지출을 제하고도 남을 것이고 지출이 수입을 능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면서.

 

또한, 교계싱갈라 경(D31)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와 같이 재물을 모은 뒤 재가자는 자신의 가문을 부양하나니

네 등분으로 재물을 나누어서 그는 친구들을 내치지 않고 돕는다.

 

첫 번째 몫의 재물은 생활에 사용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몫은 사업하는데 쓰고 네 번째는 저축해야 하나니, 재난에 대처하기 위해서이다.

 

재물과 관련한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면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말씀입니다.

 

한편, 균형 잡힌 생계 또는 소득의 적절한 배분의 연결선상에서 빚은 재물과 관련한 실패의 중요한 변수입니다. 빚 없음 경(A4:62)(17)은 재가제자가 바르게 얻어서 누려야 하는 네 가지 행복을 말하는데 소유의 행복, 재물의 행복, 빚 없는 행복, 비난 없는 행복입니다. 빚 없음의 토대 위에서 정당한 방법에 최선의 노력을 더해 부자 되고, 그 재물의 베풂을 통해 더 높은 삶을 사는 것이 세간의 삶의 기본이고, 더 나아가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에서 비난 받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이정표를 제시해 줍니다.

 

그런데 빚은 위험합니다. 아마도 재물과 관련한 실패의 원동력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빚 경(A6:45)(18)은 가난한 것은 괴로움이라고 말하면서 가난한 자가 빚을 내고, 이자를 부담하고, 이자조차 때 맞춰 갚지 못할 때 뒤따르는 위험들[책망 뒤따름 묶임]을 설명합니다.

 

그런데 불교가 모든 종류의 빚을 부정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합니다. 세상은 금융을 배제하고는 운영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경은 가난한 자, 가진 것이 없는 자, 한 웅큼의 쌀조차 갖지 못한 자의 빚을 주제로 말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빚을 권하는 세상에서 빚은 달콤한 유혹입니다. 그러나 스스로의 재정능력을 넘어서는 빚은 가난한 자, 가진 것이 없는 자, 한 웅큼의 쌀조차 갖지 못한 자의 빚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빚은 부족 때문에 겪어야 하는 아픔보다 더 큰 아픔으로 이끕니다.

 

부족 때문에 겪어야 하는 아픔은 부풀기 전에 겪어야 합니다. 그 겪음의 과정을 통해 부족을 해소해야 합니다. 빚으로 때워 그 아픔을 모면하다보면 부족은 점점 더 커지고 아픔은 더욱 크게 부풀어 오릅니다. 나중에는 겪음을 통해 해소하지 못할 만큼 커질 수도 있습니다. 경의 설명에 따르면, 책망-독촉 받게 되고 추적당하게 되고 빚에 묶여 삶을 망치기도 하는데, 파산당하고, 장기매매의 대상이 되고, 노예가 되고, 자살로 이어지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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