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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삶이 행복해지는 이유

0 592 2017.09.05 23:21

7년 전에 적은 글입니다. 어눌한 대로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중-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가 오늘 법당을 다녀 갔습니다. 이 친구 저친구들이 교회가자는 얘기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교회에 가야하는지의 설명 없이 무조건 가자고만 한다고 합니다. 마치 저에게 '왜 절에 가야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느냐?'고 묻는 것 같아 하릴없이 한 마디를 설법하였습니다.

 

'착하게 살면, 다시 말해 착한 행위를 하면 행복해진다고 생각합니까?'하고 물었습니다. '악하게 살면, 다시 말해 악한 행위를 하면 괴로워진다고 생각합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래야겠지요.'하고 대답합니다.

 

산다는 것은 행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착한 행위와 행복한 결과, 악한 행위와 괴로운 결과가 연결된다면 우리는 어떤 행위로 살아가야 합니까? 당연히 착한 행위를 통해 행복한 결과와 연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행위는 무엇입니까? 지금도 다르지 않겠지마는, 부처님 당시 인도에는 행위에 대한 세 가지 관점[삼종외도(三種外道)]가 있었습니다. 전생의 행위들에 의해 정해진 숙명[운명]을 원인으로 하는 행위와 신의 창조에 의한, 신의 뜻을 원인으로 하는 행위, 그리고 아무런 원인과 조건도 없는 우연히 발생하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부처님의 생각은 다릅니다. 숙명이나 신의 뜻을 원인으로 하는 행위 또는 우연히 발생하는 행위는 말은 있지만 실재(實在)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의도[사(思)]라고도 마음[심(心)]이라고도 하는 나의 내면의 작용이 있어서 이 작용이 몸과 말과 마음으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의도가 드러나는 행위를 부처님은 업(業-kamma)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 업이 초래하는 결과를 보(報-vipāka)라고 하였습니다.

 

업이 의도의 드러남이라면 착한 의도는 착한 업을 짓게 하고, 악한 의도는 악한 업을 짓게 합니다. 그런데 착한 행위와 행복한 결과, 악한 행위와 괴로운 결과가 연결된다면 의도와 행위와 결과는 '착한 의도→착한 행위→즐거운 결과, 악한 의도→악한 행위→괴로운 결과'라는 관계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오늘 법당을 다녀간 그 친구는 착한 행위를 하면 행복해진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그래야겠지요.'라고 희망 섞인 답변을 하였지만, 부처님은 여기에 대해 확고한 답변을 줍니다. 의도적 행위인 업(業)은 결과로 초래되는 보(報)와 인과관계를 가진다고 합니다. 업인과보(業因果報)입니다. 그 인과관계는 착한 행위[선업(善業)]에는 즐거운 결과[락과(樂果)]가 따르고[선인락과(善因樂果)], 악한 행위[악업(惡業)]에는 괴로운 결과[고과(苦果)]가 따른다[악인고과(惡因苦果)]고 알려집니다.

 

그러기에 즐거운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업의 뿌리인 의도를 착하게 해야하고, 의도가 악해지면 악한 업에 이어 괴로운 결과가 따른다고 하는 것입니다.

 

삼종외도가 현실이 아님을 지적하고 제시하는 부처님의 견해는 바로 이것입니다. 착한 의도에 의한 착한 업은 즐거운 과보를 가져옵니다. 악한 의도에 의한 악한 업은 괴로운 과보를 초래합니다. 이것이 부처님이 보는 우리 삶의 현상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에 동의하는 존재들에게 의도를 제어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의도를 잘 제어해 착한 업을 지을 때 즐거운[행복한] 과보를 누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에 동의하지 못하는 존재들을 위하여 '나'라는 존재가 몸과 마음으로 이루어졌으며, 지금의 몸으로 살고 있는 백년 안팎의 삶에 '나'를 한정짓지 말고 전생-금생-내생의 삼세에 걸친 나의 삶을 통해 이러한 현상이 법칙성을 갖는다는 것을 바로 보라 합니다. 업인과보 삼세윤회(業因果報三世輪廻)의 법칙성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아무튼 부처님이 보는 우리 삶은 착한 의도에 의한 착한 업으로 즐거운 과보를 가져오고, 악한 의도에 의한 악한 업으로 괴로운 과보를 초래하는 현상입니다. 이 현상에 입각해 의도의 제어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불교이고, 또한 그 실천이 수행입니다. 그러기에 이 현상에 동의하지 않고서는 이러한 가르침과 이러한 수행을 통해 즐거운 과보를 가져오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대가「착한 업을 지으면 즐거운 결과가 따르고, 악한 업을 지으면 괴로운 결과가 따른다.」는 견해에 동의해 준다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제가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시는 '의도의 제어 방법'을 전해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에 그대의 삶이 괴로움에서 벗어나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는 것입니다.

 

오랫만에 만난 그 친구에게 절에 가야 하는 이유 삼아 이런 동의를 구했습니다. 동의할 수 있다면 의도를 오염시키는 욕심-성냄-어리석음[탐진치(貪嗔癡) 삼독(三毒)]과 이 세 가지를 의도로부터 떼어내는 능력으로서의 지혜(慧-paññā), 지혜를 무력화(無力化)시키는 다섯 가지 장애와 다섯 가지 장애를 제거하여 지혜를 힘있게 하는 사념처(四念處) 수행을 설명할 수 있고, 그것이야말로 절에 가는 이유,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하는 이유, 그대 삶이 행복해지는 이유인 것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동의해 준다면 좋겠습니다. 해피[解彼 & happy]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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