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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메카니즘

삶의 메커니즘 약술 ㅡ 마음이 몸과 함께 세상을 만나는 이야기[세 개의 순환고리와 윤회]

0 609 2017.07.30 22:49

삶은 마음이 몸과 함께 세상을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마음과 몸의 관계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지는데, 한 가지는 서로 조건되는 것이어서 몸 혼자거나 마음 혼자 있을 수 없다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물질인 몸은 100년 안팎의 수명을 가지지만 물질 아닌 마음은 수명에 제한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혼자 있을 수 없는 마음은 몸이 죽으면 새로운 몸을 만나 새로운 삶을 이어가야 하는데 윤회입니다. 이렇게 마음이 몸과 함께 세상을 만나는 이야기는 몇 개의 단계를 통해 개략적으로 설명됩니다.

 

1. 삶은 인식과 행위입니다. 인식한 대상에게 행위하고, 행위는 다시 인식으로 연결되어 삶을 연속합니다. 그렇다고 인식하면 곧바로 행위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사이에 중간 과정을 거치는데 갈애의 형성 과정인 takka(딱까)입니다. takka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생겨나는 갈애의 질이 달라지고, 갈애를 원인으로 하는 행위의 질도 뒤따라 결국 삶의 질이 결정됩니다. 즉 takka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 내적 과정[내면의 방]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이 인식과 행위의 사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 takka는 불교에서 아주 중요한 용어입니다. 부처님은 깨달음을 대표하는 개념으로 atakka 즉 'takka를 넘어섬'을 제시합니다. 갈애를 만드는 내적 과정을 극복하여 갈애아님의 상태[해탈된 심(心)]을 완성하는 것으로 깨달음을 대표하는 것입니다. takka의 삶은 중생의 삶이고, atakka의 삶은 해탈된 삶이어서 열반을 실현한 아라한입니다.

 

이때, 두 가지 용어를 주목해야 하는데, nandi와 chanda입니다. nandi는 takka 과정의 마지막 단계를 구성하는 것인데 갈애를 형성하는 직접적인 요소입니다. 인식이 행위로 연결되는 정점인 것입니다. 반면에 chanda는 행위를 인식으로 연결합니다. 한 순간 이전의 내면의 상황을 실고 현재로서 인식에 참여함으로써 삶의 연속성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인식과 행위의 연결에 의한 삶의 연속은 nandi에 의한 행위의 질을 chanda가 실고 인식에 참여하고, chanda의 참여에 의한 인식의 질은 다시 nandi로 연결되어 행위의 질을 결정하는 순환구조를 가집니다. 이런 점 때문에 경은 nandi와 chanda를 괴로움의 뿌리라고 선언합니다. 그래서 삶의 이해에는 nandi와 chanda의 이해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170826 보완] khemakasuttaṃ (SN 22.89)[케마까 경]은
 
'그가 오취온(五取蘊)에서 일어남과 사라짐을 이어 보며 머물 때 그에게 오취온(五取蘊)에서 최소한으로 수반되는 나는 있다라는 자기화, ‘나는 있다라는 찬다, ‘나는 있다라는 잠재성향이 뿌리 뽑힙니다.'
 
tassa imesu pañcasu upādānakkhandhesu udayabbayānupassino viharato yopissa hoti pañcasu upādānakkhandhesu anusahagato ‘asmī’ti, māno ‘asmī’ti, chando ‘asmī’ti anusayo asamūhato, sopi samugghātaṃ gacchatī”ti.
 
라고 하여 자기화 (māna - 자만)와 chanda 그리고 잠재성향이 중생에게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법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chanda는 이렇게 삶의 이해에서 놓치면 안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과정을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작은 순환고리(삶의 연속성 부여).png

 

 

2. 그런데 takka가 갈애를 형성하게 되는 것은 삶의 과정에서 행위의 결과로 잠재하는 경향성 때문입니다. takka에 참여하는 이 경향성을 상(想)이라고 하는데, 중생에게 상(想)은 병들어 있고, 병든 상(想)을 번뇌[루(漏)]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번뇌의 영향을 받는 삶은 중생의 삶[with 탐진치(貪嗔癡) → 유위(有爲)]이고, 번뇌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삶은 해탈된 삶[without 탐진치(貪嗔癡)→ 무위(無爲)]입니다. 이때, 중생의 유위(有爲)의 삶은 갈애를 형성하고 행위의 오염을 초래해서 다시 상(想)을 잠재시키고, 해탈된 무위(無爲)의 삶은 갈애를 형성하지 않아 상(想)을 잠재시키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향의 참여 또한 [takka → 행위 → 잠재 → takka]의 순환 구조를 가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chanda는 행위를 인식으로 연결하는 요소이지만 동시에 의업(意業) 즉 사유(思惟)를 부추겨 몸과 말의 행위[신업(身業)-구업(口業)]으로 드러나게 하는 역할도 합니다. 그래서 chanda는 양방향성을 가집니다. 이 과정을 담아 그림은 좀 더 확장됩니다.

 

작은 순환 고리 & 잠재 순환 고리.png

 

3. 삶은 더 전개되는데, 상(想)이 잠재하면 동시에 식(識)이 머뭅니다. 식(識)은 인식과정에서 생겨나는 것인데 takka의 과정을 거친 행위의 오염이 상(想)을 잠재시키면 동시에 중생세상에 머뭅니다. 머문 식(識)은 이전의 삶의 과정에서 머물고 쌓여 있는 식(識)의 무더기에 더해져서 식(識)의 누적 상태를 바꿉니다. 그러면 식(識)의 변화에 상응하는 명색(名色)의 참여를 통해 새로운 존재가 형성됩니다. 이렇게 삶의 과정을 누적해서 변화한 새로운 존재가 다시 인식의 주체가 되어 새로운 식(識) 을 만듭니다. 또한, 이런 과정으로 변화를 누적하며 인식과 행위를 반복하는 것도 순환의 구조를 보여줍니다. 한편,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렇게 삶의 과정을 누적하며 변화하는 식(識)[마음]과 명색(名色)[몸과 2차적인 것들]이 누적된 것으로의 '나'라는 사실입니다. 누적된 것인 내가 삶의 과정에서 새로운 식(識)을 새끼치고 변화의 과정을 거쳐 머물게해 다시 자기에 쌓음으로써 자기를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몸과 함께 세상을 만나는 이야기 즉 삶의 메커니즘은 「자기 증식에 의한 변화」라는 말로 요약됩니다. 이 과정을 담아 그림은 다시 더 확장됩니다. 

 

작은 순환 고리 & 잠재 순환 고리 & 큰 순환 고리.png

 

4. 그런데 이렇게 설명되는 삶의 과정은 이 몸과 함께하는 과정입니다. 서로 조건되는 것이어서 몸 없이 마음 혼자 있을 수 없는 특징 때문에 몸이 죽으면 몸따라 죽지 못하는 마음은 새로운 몸을 만나 이러한 삶을 이어가게 됩니다. 팔정도의 수행을 통해 삶을 완성하고 윤회에서 벗어날 때까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반복해야 하는 이런 삶의 과정을 윤회(輪廻)라고 합니다. 그림은 이 과정을 담아서 완성됩니다. 

 

작은 순환 고리 & 잠재 순환 고리 & 큰 순환 고리 & 윤회.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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