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空-suññatā)-가(假-paññatti)-중(中-majjhima)에 관한 소고(小考)
대승(大乘)의 삼제(三諦)[속제(俗諦)-진제(眞諦)-중제(中諦) 또는 공제(空諦)-가제(假諦)-중제(中諦)]는 연기(緣起)-연멸(緣滅)의 쌍 즉 중(中)에 의해 설해진 법과 대응합니다.
― 연기(緣起)=속제(俗諦), 연멸(緣滅)=진제(眞諦), 중에 의해 설해진 법=중제(中諦)
이때, 공(空-suññatā)-가(假-paññatti)-중(中-majjhima)의 측면에서 공제(空諦)=연멸(緣滅)=진제(眞諦)이고, 가제(假諦)=연기(緣起)=속제(俗諦)이며, 중제(中諦)는 공제와 가제를 아우르는 것으로의 ‘중에 의해 설해진 법’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데, 공(空)-가(假)-중(中)에 대한 니까야의 설명을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Ⅰ. 가(假-paññatti)에 관해서는 「paramattha와 paññatti의 용례」로 정리하였습니다.
• 가(假) ‘가짜’, ‘거짓’ 또는 ‘임시적인’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표준국어대사전>
초기불전연구원의 『아비담마 길라잡이』 상권 94쪽에 의하면, 아비담마는 존재를 궁극적 실재(paramattha)와 인습적인 것(sammuti)으로 구분하는데, 궁극적 실재는 고유한 성질(sabhāva)을 가지는 심(心-citta)-심소(心所-cetasika)-물질(rūpa)-열반(nibbāna)의 네 가지가 있고, 인습적인 것은 다시 개념(paññatti)과 인습적 표현(vohāra)(*)로 나뉩니다.
(*) 근본경전연구회는 vohāra를 ①포괄적 의미에서의 삶, ②제한적으로 지칭되는 언어적인 삶[표현]의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합니다.
그런데 근본경전연구회는 부처님 살아서 직접 설한 가르침의 범주를 1차 결집으로 이해할 수 있는 율장(律藏)의 마하 위방가와 비구니 위방가, 경장(經藏)의 4부 니까야와 쿳다까 니까야에 속한 법구경과 숫따니빠따로 제한합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근본경전연구회의 공부 기준안에 나타나는 paramattha와 paññatti의 용례를 정리하였습니다.
1. paramattha는 3번의 용례가 있는데, 아비담마가 말하는 고유한 성질을 가지는 궁극적 실재가 아니라 궁극/최상의 경지/진리/깨달음 즉 목적점을 의미합니다.
2. paññatti는 율장에 417번 나타나는데 모두 마하 위방가와 비구니 위방가의 밖에 있는 교재들입니다. 즉 율장의 기준에는 paññatti의 용례가 없습니다. 경장에서는 몇 개의 경에 집중되어 나타나는데, paramattha와 대응 관계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이란 자체의 의미입니다.
• paññatti 1 fem. name (of); designation (of); concept (of); description (of); what is called
• paññatti 2 fem. teaching; instruction; communication; making known
• paññatti 3 fem. regulation, prescription
개념 【명사】
① 어떤 사물 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
┈┈• 아이가 어려서 돈에 대한 ∼이 없다.
② 여러 관념 속에서 공통 요소를 뽑아내어 종합한 하나의 관념.
┈┈• 선의 ∼을 정의하다.
(MN 18-꿀 과자 경)에 의하면, 무명(無明)이 스민 연기된 법들/유위의 법들을 지시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무명이 버려지고 명이 생긴 무위의 삶에 속한 것들은 개념이라고 선언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MN 116-이시길리 경)은 ‘aññāva samaññā ahosi aññā paññatti 다른 이름이 있었고, 다르게 불렸었다.’라고 해석됩니다.
(SN 22.62-표현의 길 경)은 saṅkhā-samaññā-paññatti를 표현-용어-개념으로 이어서 나타냅니다.
(AN 4.15-알려진 것 경)은 ‘aggapaññattiyo 으뜸이라고 알려진 것들’을 의미합니다.
(AN 5.73-법에 머무는 자 경1)/(AN 5.74-법에 머무는 자 경2)는 paññattibahulo를 많이 알리는 자라고 해석해야 하는데, paññatti 2의 의미입니다.
(AN 10.94-왓지야마히따 경)는 sapaññattiko/appaññattiko의 형태로 선언된 가르침이 있는 자와 없는 자를 지시합니다.
◐ 토론
; pa √ñā → 두루 아는 앎 ― 세상에서 불리는 것/개념/알려진 것/알림(가르침)/선언된 것
; paññatti ― 여기에서의 조건성인 연기가 적용되는 중생 세상(번뇌 & 유위)에 속한 것 → 가(假)라는 한역(漢譯)의 타당성을 볼 수 있게 하는 설명 ⇒ 이런 시각은 대략 중관까지는 유지되는 것 같은데, 유식으로 넘어가면 차이를 보임
; making known → 사역동사. 알려지게 하는 것 = 이름 ⇒ (유식) 알려지게 하는 것 즉 가(假)만 존재한다는 시각
Ⅱ. 공(空-suññatā)
공(空)이라는 개념은 부처님 당시에서부터 중요한 교리입니다. 이때, 공(空)으로 한역된 용어는 공간을 의미하는 ākāsa도 있지만, 여기에서 검토하는 공(空)은 ‘비어 있는 (것)’ ‘텅 빔’을 의미하는 suñña/suññatā입니다. 후대에 공(空)은 연기의 의미로 변형되어 반야심경 등 대승 경전의 중심을 이루지만, 부처님은 단순히 ‘비어 있음 → 없음’의 의미로 사용합니다.
공을 설명하는 대표 경전으로는 (MN 121-공의 작은 경)을 말할 수 있는데, 내 안에 부정적 요소가 비어 있음(*) 즉 부정적 요소가 없는 상태를 단계적으로 진행해서 부정적 요소가 완전히 비어 있는 단계지어지지 않은 상태를 성취하는 것으로 수행의 과정을 설명합니다.
(*) 부정적 요소에 대해 가장 깊은 곳인 상(想)까지 비어 있는 상태를 공(空)으로 나타냄
이 외에 공을 주제로 하는 주요 경들로는
• (MN 121-공의 작은 경)과 함께 ‘공(空)한(텅 빈) 머묾으로 머문다.’라고 말하는 (MN 151-탁발 음식의 청정 경),
• ‘모든 상(相)을 작의하지 않기 때문에 안으로 공(空-텅 빔)을 성취하여 머무는 여래가 깨달은 머묾’을 말하는 (MN 122-공의 큰 경),
•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에 연결된 가르침들’이라고 설명하는 (SN 20.7-쐐기 경)과 (SN 55.53-담마딘나 경)
을 꼽을 수 있고, 주요 용례로는
• suññata-animitta-appaṇihita의 쌍의 용례
• 무상(無常)하고 고(苦)이고 아픔이고 종기고 화살이고 재난이고 결점이고 남(他)이고 부서지는 것이고 공(空)이고 무아(無我)라고 관찰한다
라고 말하는 경들을 말할 수 있습니다.
한편, 공(空)은 주로 suñña와 suññatā로 나타나는데, suññaka의 경우도 한 개의 경에서 발견됩니다.
• suñña: empty; void. (adj.) 빈. 공허한. ― migāramātupāsādo suñño 빈(비어 있는) 미가라마뚜 저택
• suññatā: emptiness. (f.) 텅 빔. 공(空) ― suññatāvihāra 텅 빈 머묾. 공한 머묾
• suññaka adj. empty; uninhabited 빈. 사람이 살지 않는
◐ Digital Pāḷi Dictionary는 ‘8 words which belong to the suñña family’라고 하여 8가지로 의미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asuñña adj not empty; not void
asuññata adj which is not empty; which has something remaining
suñña ¹ adj empty (of); devoid (of); without
suñña ² adj empty; uninhabited
suññaka adj empty; uninhabited
suññata adj empty; void; non-subjective
suññatā fem emptiness; voidness; non-subjectivity; lit. empty state
suññato ind as empty; as void; as essenceless
이때, asuñña와 asuññata는 suñña와 suññata의 부정형이고, suññatā는 suñña의 추상명사입니다. 이 외에 suññaka와 suññato의 용례가 발견됩니다.
용례 1. ‘suñña와 asuñña
1) ‘suñña: empty; void. (adj.) 빈. 공허한.’은 주로 ‘비어 있는 장소’로 많은 용례를 보여줍니다.
특히, 부정형인 asuñña와 함께 ‘suññā parappavādā samaṇebhi aññehi. ime ca, subhadda, bhikkhū sammā vihareyyuṃ, asuñño loko arahantehi assā 다른 교설에는 무위(無爲)의 앎을 가진 사문들이 공(空)하다. 수밧다여, 이 비구들이 바르게 머문다면 세상에는 아라한들이 공(空)하지 않을 것이다.’의 경우도 발견됩니다.(DN 16.35-대반열반경, 수받다 유행승)
‘suññaṃ brahmavimānaṃ 비어있는 범천(梵天)의 하늘 궁전’도 (DN 1.7-범망경(梵網經), 일부 영속론자)/(DN 24.6-처음에 대한 앎의 선언 이야기)/(AN 7.62-자애 경)/(AN 7.66-일곱 개의 태양 경)에 나오는데, 주목할 주제입니다.
2) asuñña는 위의 용례 외에 공한 것과 공하지 않은 것을 단계적으로 나열하는 (MN 121-공(空-텅 빔)의 작은 경)과 ‘사리뿟따와 목갈라나의 완전한 열반 때문에 나에게 이 모임이 공한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나에게 모임은 공하지 않고, 사리뿟따와 목갈라나가 머물던 방향에 대해 기대가 없다.’라고 말하는 (SN 47.14-욱까쩰라 경)에서 발견됩니다.
3) ‘suññamidaṃ 이것은 공(空)하다’의 형태로도 나타납니다.
• suññatā cetovimutti(공심해탈)(MN 43-교리문답의 큰 경)/(SN 41.7-고닷따 경)
• ‘suññamidaṃ attena vā attaniyena vā’ti(이것은 아(我)거나 아에 속하는 것에 의해 공하다.)(MN 106-흔들리지 않는 경지에 적합함 경)
• ‘suññamidaṃ saññāgataṃ gāmasaññāyā’ti( 마을의 상에 속한 상은 비어있다) ~ ‘suññamidaṃ saññāgataṃ avijjāsavenā’ti(무명루(無明漏)에 속한 상(想)은 비어있다.)(MN 121-공(空-텅 빔)의 작은 경)
용례 2. suññaka adj. empty; uninhabited(사람이 살지 않는 → 주인 없는)의 유일한 용례 ― (SN 35.238-뱀의 비유 경)
용례 3. suññata-animitta-appaṇihita(공-무상-지향하지 않음)의 쌍의 용례 ― 무위(無爲)의 삶의 과정 즉 ①딱까 안의 탐-진-치의 공(空)과 ②인식에서 nimitta 아님(無相 ― 관심이 탐-진-치를 싣고 1차 인식에 참여하지 않음) 그리고 ③행위에서 해탈된 심(心)의 지향을 지시하는 쌍 → samādhi/vimokka/samāpatti/phassa에 적용되어 나타남
◐ 토론
딱까 안에서 탐-진-치의 공(空) = 무탐-무진-무치의 무위(無爲) → 행위에서 유위(탐-진-치가 함께함)의 지향을 넘어섬 → 인식에서 (탐-진-치가 만드는) 상(相-nimitta)를 넘어섬
⇒ 「마지막에 남는 가르침 ― 이어지는 가르침의 비범(非凡)」
용례 4. ajjhattaṃ suññataṃ ― sabbanimittānaṃ amanasikārā ajjhattaṃ suññataṃ ~ 모든 상(相)을 작의하지 않기 때문에 안으로 공(空-텅 빔)을 ~ ― (MN 122-공의 큰 경)
용례 5. suññatāvihārena ― (MN 121-공의 작은 경)/(MN 151-탁발 음식의 청정 경)
• ‘suññatāvihārenāhaṃ, ānanda, etarahi bahulaṃ viharāmī’ti 아난다여, 나는 요즘 자주 공(空)한(텅 빈) 머묾으로 머문다.(MN 121-공의 작은 경)
• “suññatāvihārena kho ahaṃ, bhante, etarahi bahulaṃ viharāmī”ti 대덕이시여, 요즘 저는 공(空)한 머묾으로 많이 머뭅니다.(MN 151-탁발 음식의 청정 경)
용례 6. suññata(p)paṭisaṃyuttā ― 공(空)에 연결된 가르침들
(SN 20.7-쐐기 경)과 (SN 55.53-담마딘나 경)은 ‘suttantā tathāgatabhāsitā gambhīrā gambhīratthā lokuttarā suññata(p)paṭisaṃyuttā 여래에 의해 말해진, 심오하고, 심오한 의미를 가진, 세상을 넘어선, 공(空)에 연결된 가르침들’이라고 해서 심오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세상을 넘어선 것 즉 열반으로 이끄는 가르침인데 공에 연결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렇게 공(空)은 부처님 가르침을 대표하는 주제 가운데 하나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용례 7. suññato → aniccato dukkhato rogato gaṇḍato sallato aghato ābādhato parato palokato suññato anattato ~ 무상(無常)하고 고(苦)이고 아픔이고 종기고 화살이고 재난이고 결점이고 남(他)이고 부서지는 것이고 공(空)이고 무아(無我)라고 ~
; (MN 64-말루꺄 큰 경)/(AN 4.124-다름 경2)/(AN 4.126-자애 경2)/(AN 9.36-선 경)/(SN 22.122-계(戒)를 중시하는 자 경)/(SN 22.123-잘 배운 자 경)/(MN 74-디가나카 경)
Ⅲ. 중(中-majjhima) ⇒ 답글(아래에서 '다음'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