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일정한 틀 위에서 전개됩니다. 그 틀을 「삶의 메커니즘」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아직 번역어를 만들지 못한 takka[딱까]라는 영역을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그림으로 그려서 번호를 매기면 십이연기(十二緣起)가 되는데, 부처님 가르침을 해석하는 좋은 방법이 됩니다.
takka는 식(識)이 두 번 몸집을 부풀려 「애(愛)[갈애]를 형성하는 과정」입니다. 2차 인식에서 1단계로 부풀려 심(心)이 되고[심행(心行)=상(想)-수(受)], 심(心)의 내적 활동을 통해 2단계로 부풀려 애(愛)가 형성됩니다. 애(愛)는 사성제(四聖諦)의 고집성제(苦集聖諦) 즉 괴로움의 발생의 원인입니다. takka에서 형성된 애(愛)가 takka 밖의 영역에서 행위 하여 괴로움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삶의 메커니즘의 기본적인 틀입니다.
이 메커니즘에는 세 개의 순환 고리가 있습니다. ①행위의 중간 과정에서 인식으로 연결되어 삶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작은 순환 고리, ②행위의 결과로 경향을 잠재시켜 내면의 경향의 누적 상태를 바꾸는 잠재 순환 고리, ③행위의 결과로 식(識)을 머물게 해 존재 상태를 바꾸는 큰 순환 고리입니다.
이 메커니즘은 식(識)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지난 삶의 결과들의 쌓임인 누적된 식(識)이 지금의 식(識)을 새끼치고, 부풀려지면[식(識)→심(心)→애(愛)], 행위를 통해 머물고 쌓여서 누적 상태를 바꿉니다. 이런 과정을 ‘자기 증식에 의한 변화’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변화하는 식(識)은 ‘연기(緣起)하는 식(識)’입니다.
‘자기 증식에 의한 변화’의 과정 위에서 나 즉 존재[유(有)]는 ①이 몸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존재 상태의 지속적 변화를 수반하므로 무아(無我)의 삶이고, 이 몸이 죽으면 새로운 몸과 만나 다시 태어나 변화의 지속 가운데 다음 생을 살아야 하므로 윤회(輪廻)입니다.
삶의 메커니즘은 이렇게 무아(無我)와 윤회(輪廻)를 삶의 두 측면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해 줍니다. 무아(無我)이기 때문에 윤회(輪廻)하는 것이지 무아(無我)이기 때문에 윤회(輪廻)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