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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의(意)에 대해 생각해보며

고요2 0 445 2019.04.23 19:55
5. 김향원은 학동들과 사자소학의 한 구절을 읽었습니다. “非禮勿視하며 非禮勿聽하며 非禮勿言하며 非禮勿動이니라” 그러고 나서 ‘논어, 안연, 제1장’을 찾아 읽어주었습니다.
顔淵問仁한대 子曰 克己復禮爲仁이니 一日克己復禮면 天下歸仁焉하리니 爲仁由己니 而由人乎哉아 顔淵曰 請問其目하노이다 子曰 非禮勿視하며 非禮勿聽하며 非禮勿言하며 非禮勿動이니라 顔淵曰 回雖不敏이나 請事斯語矣리이다 (... “예가 아니면 보지 말며,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며, 예가 아니면 동하지 마는 것이다.” 안연이 말하였다. “제가 비록 불민하오나 청컨대 이 말씀을 종사하겠습니다.”) (성백효 역)

일요일 오전 김향원은 불교수행반에서 법문을 들었습니다. 지도하시는 스님이 이 몸은 아름다움일까 더러움일까 물으시고 몸의 31가지 부위를 설했습니다. “이 몸을 해체하여 여기 앞에 놓아봅니다. 머리털, 몸털, 손발톱, 이, 살갗, 살, 힘줄, 뼈, 골수, 콩팥, 염통, 간, 근막, 지라, 허파, 큰창자, 작은창자, 위 속의 음식, 똥, 쓸개즙, 가래, 고름, 피, 땀, 굳기름, 눈물, 피부의 기름기, 침, 콧물, 관절활액, 오줌. 이렇게 이 몸을 해체해서 앞에 늘어놓으면 과연 이 몸을 깨끗함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경을 읽어보겠습니다. ... 비구는 발바닥으로부터 올라가며, 머리카락으로부터 내려가며, 이 몸에 대해 피부의 경계를 채우는 여러 가지 부정(不淨)한 것들을 관찰한다. ㅡ ‘이 몸에는 머리카락·털·손발톱·이·피부·살·힘줄·뼈·골수·신장·심장·간·흉막·지라·허파·창자·장간막·위·똥·쓸개즙·가래·고름·피·땀·지방·눈물·기름·침·콧물·관절액·오줌 등이 있다.’라고.”

스님이 계속해서 설했습니다.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것은 나 자신입니다. 자신을 가장 사랑하기 때문에 몸의 31 부분 부정관 수행도 자기 자신의 몸부터 먼저 합니다. 이 몸을 해체해서 여기 앞에 부위별로 진열해 놓았다고 해봅니다. 지대에 강한 부분들, 수대에 강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어때요? 해체해서 진열해놓으니 내 몸은 무척 징그러워요. 나의 것이지만 자랑하고 사랑스러울 것이 없어요. 그러나 우리가 수행을 잘하면 몸에 대한 애착에서 벗어날 수 있고 혐오의 지혜 때문에 자비심이 일어납니다. 몸의 31가지 부위에 대해 혐오를 닦으려면 먼저 말로써 익숙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외우고 뒤로도 외워서 그것이 완전히 입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 (◌◌스님의 유튜브 동영상 법문 중에서) (한 단어를 임의로 바꿈)

강의가 끝난 뒤 송 부장 일행과 김향원은 잠시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이윽고 양 대리가 해피스님으로부터 배운 의(意)에 대해 자신이 이해한 것을 들려주었습니다. 양 대리는 ‘1-안, 이, 비, 설, 신, 의’. ‘2-안식, 이식, 비식, 설식, 신식, 의식’. ‘3-안근, 이근, 비근, 설근, 신근, 의근’으로 분류할 때, 경의 대부분에서 의(意)는 ‘1-안, 이, 비, 설, 신, 의’에 있는 ‘의’를 지칭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①(SN 48.42-운나바 바라문 경)과 ②(SN 22.47-관찰 경)에 나오는 의(意)는 ‘2-안식, 이식, 비식, 설식, 신식, 의식’ + ‘3-의근’을 지칭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양 대리는 ‘2-안식, 이식, 비식, 설식, 신식, 의식’을 식온(識蘊)으로 묶어 설명 드리겠다고 하면서 프린터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1. ‘본다’고 할 때는 무엇이 있어야 합니까?
→ ‘눈’과 ‘빛 • 형상들’입니다. (안과 색을 조건으로 안식이 일어난다.)

2. ‘눈’은 무엇입니까?
→ 여기서 눈은, 다쳐서 영영 볼 수 없거나 병으로 실명한 경우를 제외합니다. 빛이나 모습을 볼 수 있는, 실제로 보는 기능을 가진 눈을 말합니다.
→ 또 여기서 눈은 그 세상의 마음(식온識蘊)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김철수라면 인간의 마음(識蘊)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 그래서 눈은 그 세상의 마음(識蘊)도 가지고 있고 육체적으로도 온전해서 : 식온이 육체적인 눈을 접점으로 하여 세상의 물질을 보는 것입니다.

2-1. 눈이 보는 것은 무엇입니까?
→ 눈은 ‘색(色)들’을 봅니다. 여기서 색이란 눈에 보이는 빛이나 모습들을 말합니다.

3. 육체에 붙어 있으면서 세상을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눈, 귀, 코, 혀, 몸’을 달리 부르는 용어가 있습니까?
→ 있습니다. 안근, 이근, 비근, 설근, 신근이라고 합니다. (眼根耳根鼻根舌根身根)

3-1.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맛보고, 몸으로 감촉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 ‘소리들, 냄새들, 맛들, 닿는 것(닿임)들’입니다. (色聲香味觸)

4. ‘안과 색을 조건으로 안식이 일어난다.’고 할 때 ‘안(眼)은 무엇입니까?
→ 안근(眼根)과 식온(識蘊)이 함께 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의 안은 ‘내입처’라고도 합니다. 또 이때의 색은 ‘외입처’라고도 합니다.

4-1. 세상을 만날 때는 다섯 가지 감각기관을 사용하지 않고, 그냥 마음을 문으로 하여 법들을 분별하여 아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의와 법을 조건으로 의식이 일어난다’고 할 때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습니까?
→ 눈, 귀, 코, 혀, 몸의 도움 없이 마음으로만 분별하여 아는 경우에는, 마치 육체와 관련된 부분은 안근, 이근, 비근, 설근, 신근이라고 했듯이, 마음과 관련해서는 의근(意根)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여기서 의근은 따로 특별히 존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식온이 물질 말고 법을 분별하여 알려고 할 때는 마음 자체가 기능의 역할도 한다고 해서 의근이라고 이름했습니다.
→ 한편, 식온이 스스로를 감각의 기관으로 사용하여(이때는 의(意)라고 부름) 자신의 영역과 대상을 분별하여 알 때, 그 영역과 대상은 ‘법(法)들’ 이라고 합니다. 
→ 그래서 ‘의(意)와 법(法)을 조건으로 의식(意識)이 일어난다’고 할 때는 : 식온이 바로 의근의 역할까지 하는 의(意)라는 내입처가 + 법(法)이라는 외입처를 조건으로 하여 + 법을 분별하여 아는 마음인 의식(意識)이 일어난다는 뜻이라고 하겠습니다.

설명을 마치고 나서 양 대리가 말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감각기능의 단속을 말씀하실 때 왜 ‘안, 이, 비, 실, 신, 의’라고 하지 않으시고, ‘안근, 이근, 비근, 설근, 신근, 의근’이라고 하셨는지 한번 생각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김향원도 생각해보았습니다. (감각기능의 단속의 한 방법이 어쩌면 <비례물시 비례물청 비례물언, 비례물동>일 수도 있겠구나. ‘2-안식, 이식, 비식, 설식, 신식, 의식’은 과거이니 내가 제어할 수 없고, 현재 삶인 ‘3-안근, 이근, 비근, 설근, 신근, 의근’은 우리가 공부하여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인지도 모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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