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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想)에 대해 생각해보며

고요2 1 266 2018.01.17 10:24

이 글은 상(想)에 대해 해피스님의 동영상 법문에서 배운 것을

제가 이해하기 위해서 (또는 제가 아는 사람들에게 한 번 들려주기 위해서) 이야기로 만들어 본 글입니다.

 

 

그 마을은 안경 마을이었습니다. 일 년 내내 강풍이 불어서 마을 사람들이 모두 안경을 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안경에는 색깔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푸른색을 넣은 것도 있었고, 노란색, 빨간색, 흰색을 넣은 것도 있었습니다. 또 그 밖의 색깔로 넣은 안경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안경들도 있었습니다. 소리 들을 때 사용하는 안경, 냄새 맡을 때 사용하는 안경, 맛볼 때 사용하는 안경, 몸으로 감촉할 때 사용하는 안경, 마음으로 생각할 때 사용하는 안경 등, 그 종류가 너무나 다양했습니다.

 

빙청 선인 일행이 안경 마을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마을 이장이 빙청 선인 일행을 초대하여 식사를 제공했습니다. 이장이 손수 이것 드세요, 저것 드셔 보세요.’ 하면서 빙청 선인에게 음식을 권했습니다. 식사가 끝나자 이장은 손 씻을 물과 양치할 물을 준비해주었습니다.

 

모두 식사를 마치고 마련된 자리에 앉았습니다. 빙청 선인은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좋은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살아 있는 것을 해치지 말고, 주지 않는 것을 가지지 말고, 바람피우지 말고, 거짓말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음료를 섭취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했습니다. 또 몸과 마음의 더러움을 제거한 분이 있다면 그런 분들에게 음식 등을 베푸는 일은 참으로 큰 복이 된다고도 했습니다.

 

말을 마치자 이장 아들이 말했습니다. “선인이시여, 또 다른 훌륭한 말씀을 들려주시기를 청합니다.” 빙청 선인이 말했습니다. “자애(慈愛)의 마음이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듯이, 어미 소가 송아지를 위하듯이, 살아있는 모든 생명에게 행복하기를, 안락하기를, 태평하기를!’하고 마음을 닦는 것이 있습니다.” 제자1이 책을 꺼내어 읽었습니다.

 

그는 자애(慈愛)가 함께 한 마음으로 한 방향을 가득 채우면서 머문다. 그처럼 두 번째 방향을, 그처럼 세 번째 방향을, 그처럼 네 번째 방향을, 이와 같이 위로, 아래로, 주위로, 모든 곳에서 모두를 자신처럼 여기고, 모든 세상을 풍만하고, 광대하고, 무량하고, 원한 없고, 고통 없는 자애가 함께 한 마음으로 가득 채우고 머문다.” ((D13)에서 인용)

 

이장 아들은 기뻐하면서 말했습니다. “저는 안경 가게에서 자애 안경을 사서 외출할 때마다 끼고 가야겠어요.” 이 말을 듣고 빙청 선인이 안경 가게에 어떤 종류의 안경이 있느냐고 물었고, 이장 아들은 온갖 종류의 안경이 다 있다고 했습니다. 자애 안경뿐만 아니라, 연민 안경, 함께 기뻐함 안경, 평온 안경도 있다고 했습니다. ‘항상하다, 즐거움이다, 나 자신이다, 깨끗하다는 안경도 있고, 그 반대의 안경도 있다고 했습니다. 또 음식에 대한, 천신(天神)에 대한, 세상에 대한, 관점(觀點)에 대한 안경 등도 있다고 했습니다.

 

빙청 선인 일행은 대화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강풍이 너무 불어서 안경 가게에 들어가 안경을 샀습니다. 빙청 선인은 무상(無常) 안경을 샀고, 제자들과 칠지는 고() 안경이나 무아(無我) 안경을 샀습니다. 다성 일행은 영원 안경, 즐거움 안경, 나 자신 안경 등을 샀습니다. 안경을 다 사고 나서 가게 문을 나서는데 마스크를 한 사람들이 들어왔습니다. 그들은 악의(惡意) 안경, 원한 안경, 증오 안경 등을 샀습니다.

 

빙청 선인 일행이 강풍을 견디며 마을을 나서는데 미녀가 나타났습니다. 빙청 선인과 제자들과 칠지는 무상, , 무아 안경을 끼고 있었으므로 그 미녀가 장차 늙고 죽는 모습이 보여서 미녀에게 다가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다성 일행은 영원하고, 언제나 즐겁고, 나 자신이 언제나 향유하는안경을 꼈으므로 그 미녀 쪽으로 다가갔습니다.

 

미녀는 아리따운 자태와 고운 웃음과 사랑스런 말로 다성 일행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다성 일행은 넋을 놓고 미녀와 함께 말하고 웃고 노래하고 춤추었습니다. 시간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갑자기 미녀가 꼬리 아홉 달린 구미호로 변했습니다. 그리고는 다성 일행을 커다란 자루에 담아 숲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에는 자루 하나가 이미 놓여 있었는데, 보니까 좀 전에 마스크를 끼고 안경 가게에서 안경을 사 간 사람들이었습니다.

 

구미호가 말했습니다. “하루에 한 사람씩 잡아먹을 테니 그동안 염불이나 외우고 있어라.” 구미호가 내가 최고 안경을 끼고 낮잠을 자러 갔습니다. 먼저 잡혀온 사람들은 악의, 원한, 증오 안경을 끼고 있었으므로 자신들이 잡혀온 것을 다성 일행 탓으로 돌렸습니다. 그래서 다성 일행에게 원한과 저주의 말을 퍼부었습니다. 그들이 내뱉는 욕설 때문에 다성 일행은 무척 괴로웠습니다.

 

구미호가 낮잠에서 일어났습니다. 조금 전에 꾼 꿈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꿈속에서 내가 최고라고 여겼는데, 자신의 위에 또 다른 무엇이 하나 더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잡아온 사람들한테로 갔습니다. “너희들 중에 내가 내는 문제를 맞히면 그 사람은 풀어주겠다.” 그러면서 기회는 세 번이라고 했습니다. 구미호가 문제를 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것은 무엇인가?” 마스크1이 말했습니다. “하늘입니다.” 그러자 구미호는 그에게 50m 를 달아나라고 했습니다. 마스크2가 말했습니다. “우주의 끝입니다.” 그러자 구미호가 그에게도 50m 를 달아나라고 했습니다. 마스크3이 말했습니다. “모두를 내 발 아래에 두면 내가 가장 높아집니다.” 그러자 구미호가 그에게 100m 를 달아나라고 했

Comments

고요2 2018.01.17 10:26
습니다. 

다성 일행에게는 기회가 없어졌습니다. 그날 밤 다성 일행은 오늘밤이 마지막이 되더라도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선(善)을 행하는 일이라고 서로 권면하면서 아까 빙청 선인이 들려준 자애의 마음을 닦았습니다. ‘구미호가 행복하기를! 다른 모든 생명들이 행복하기를!.’ 그러면서 구미호가 더 이상 악행을 짓지 않기를, 그래서 장차 지옥의 고통을 당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다음 날 구미호가 왔습니다.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며 말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것은 무엇입니까?” 다성이 얼마 전에 읽은 공책의 내용을 떠올리며 대답했습니다. “교만입니다.” 이 말을 듣고 구미호가 비틀거리며 넘어졌습니다. 이 틈을 타서 다성 일행은 밖으로 나와 있는 힘을 다해 빙청 선인 쪽을 향해 달렸습니다. 구미호가 힘겹게 일어나더니 공중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어느새 미녀로 화(化)하고는 다성 일행을 불렀습니다. “여기 즐겁고 마음에 들고 사랑스러운 미녀가 있고 목소리가 있고 향기가 있고 맛있는 음식이 있고 부드러운 옷이 있고 영원히 즐거운 이야기가 있어요. 어서 돌아오세요!”


* 지금 와서 보니 저의 이 글에는 몇 가지 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1. 이차인식의 과정에 참여하는 내적 경향성인 상(想)을 갈애 이후에 진행되는 과정과 구분하지 못했고,
2. 사무량심을 상(想)과 구분하지 못했고,
3. 의업(意業)을 상(想)과 구분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