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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行)에 대해 지어낸 이야기

고요2 2 275 2018.01.22 18:43

 이 글은 오온 중에서 행(行)을, 불교를 공부하지 않은 가까운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지어낸 글입니다.

 

합송경 5-4[오온-오취온 4)행의 정의](부산 합송경 법회 171227)

[동영상] https://youtu.be/yejFUqt5dfs

 

 (위 동영상 법문에서 42분 03초 쯤에 행(行)의 정의가 나옵니다.)

 

어느 날 빙청 선인 일행이 도착한 곳은 반조(反照) 마을이었습니다. 마을 입구에 큰 둥구나무가 서 있었고 옆에는 기억 기계가 여러 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여행객이 그 기계에 만원을 넣고 자기 이름을 입력하면 반조 마을에 도착하기 전 일주일 동안의 일이 화면에 차례대로 나타나는 기계였습니다. 기억 기계에는 선택 버튼도 있었는데, ‘느림버튼은 0.25까지 느린 화면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빙청 선인과 제자들, 그리고 칠지는 마을 식당으로 향했고, 다성과 사람들은 기억 기계 근처에서 머뭇거렸습니다. 모험을 좋아하고 호기심 많은 사람이 먼저 만원을 넣고 재생버튼을 누르니 정말로 그의 일주일 행적이 나타났습니다. 참 신기한 기계였습니다. 다성도 해보았습니다. 다성의 일주일 행적도 화면에 나타났습니다. 다성은 특히 안경 마을에서 겪었던 일을 다시 보았습니다. ‘느림버튼을 눌러 0.25까지 느리게 보았습니다.

 

항상하다는 안경을 끼고 미녀를 만난 화면이었습니다. 그 순간이 천천히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항상하다는 안경을 끼고 미녀를 보니까, 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름답고 깨끗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사실 그 미녀도 나이 들면 얼굴도 주름지고 손도 거칠어지고 피부도 쭈글쭈글해질 텐데, 항상하다는 안경을 끼고 보니까 미녀의 늙은 모습과 허리 굽은 모습과 이가 빠진 모습과 추한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즐거움안경을 끼고 보니까 미녀를 보는 내내 즐거움이 마구 일어났습니다. 괴로움은 일어날 틈이 없었습니다. 미녀를 보고서 즐거워하는 이 느낌이 자신을 휩쓸었습니다. 저 미녀는 태어나고 자라서 지금은 한창 때라서 저렇게 아름다운 시기를 맞이했지만 세월이 흘러 늙어지면 보기에 안 좋을 것이라는 사실은 몰랐습니다. 오히려 저 미녀는 원래부터 미녀로 항상 존재해 있다고, 미녀 그 자체로 변하지 않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렇게 안경을 끼고 보니까 다성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세상을 자기가 끼고 있는 안경 색깔을 얹어서 보기 때문이었습니다. 범부는 모두 이런 안경을 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낀 안경 색깔에 따라 같은 대상을 보더라도 본 것의 측면이 달랐고, 느낌이 달랐습니다.

 

여기서 다성은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자신이 범부이니까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수는 없었는데, 그 이유가 어떤 식으로든지 자신의 내적 경향성이 개입하여 사물을 왜곡하여 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기왕 색 안경을 껴야만 한다면 좋은 색 안경을 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성인들께서 알려 주신 훌륭한 말씀이 들어있는 색 안경을 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치에 맞고 삶을 행복으로 이끌어주는 색 안경이 필요했습니다. 범부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지혜가 아직 없으니 좋은 색 안경을 껴서, 눈으로 보는 일도 귀로 듣는 일도 바르게 해야 하고, 보고 들을 때 생겨나는 느낌도 바르게 다하도록 해야 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자신들이 했던 일들을 되돌아보고 나서 다성과 사람들은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러고 보니 자신도 색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고 남도 색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니, 너무 나 자신만 옳다고 주장해서는 안 될 일이었습니다. 다성 일행은 서둘러 마을 식당으로 가서 밥을 먹었습니다.

 

모두 식사를 마치고 반조 마을을 떠나려고 동구 밖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조금 전까지 있었던 기억 기계들이 한 대도 안 보였습니다. 대신 그 자리에 마음 방향 기계가 여러 대 놓여있었습니다. 기계에 부착된 안내서에는 만원을 넣으면 자신의 행동이 어디로 향해 갈 것인지를 알려주는 기계라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빙청 선인과 제자들과 칠지는, 저기 언덕에서 홀로 앉음을 닦을 테니 여러분들은 돌볼 일이 있으면 볼 일을 보고 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다성과 사람들은 이것도 알고 싶어서 마음의 뱡향을 알려준다는 기계 앞에서 다시 만원을 넣고 스위치를 눌렀습니다.

 

사람1한테는 이런 화면이 나타났습니다. 저기 누가 나타났습니다. 유명한 여자 탤런트였습니다. 그러자 사람1한테 아주 즐거운 느낌이 일어났습니다. ‘항상하다는 안경을 끼고 있었으므로 사람1은 즐거운 느낌에 압도되고 즐거운 기분에 휩싸였습니다. 이 즐거운 느낌은 자신이 눈으로 저기 형상을 보았기 때문에 일어난 것인 줄을 몰랐습니다. 오히려 이 즐거운 느낌이 영원한 것인 줄로, 원래 있던 것인 줄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마음 방향 기계의 화면에 사람1의 마음 방향이 그려졌습니다. 그 여자 탤런트를 더 분명하게 떠올리려고 하고, 더 분명하게 목소리를 들으려고 마음을 기울였습니다. ‘원래부터 있다는 안경을 끼고 보았기 때문에 사람1의 마음은 그 여자 탤런트의 모습이며 목소리며 몸동작이 원래부터 있는 것이라고, 그 바탕 위에서 자꾸 그렇게 마음을 향하고 기울였습니다.

 

사람2에게는 생각에 잠긴 자신의 모습이 보이더니 짠! 하면서 첫사랑의 연인이 나타났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풋풋하고 아련한 감정이 솟아났습니다. 사람2에게 이 느낌은 새롭고 강력했습니다. 그래서 그 느낌에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사람2는 그 첫사랑의 느낌이 마음에서 조건을 만나 기억나서 생겨난 것인 줄을 몰랐습니다. 대신 이 느낌이 원래부터 있는 것인 줄로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부터 있는 것으로 보게 되니까 사람2는 그 첫사랑의 느낌으로 계속 마음을 향하게 하고 그쪽으로 계속 의도를 실어 보냈습니다.

 

사람3에게는 많은 색 안경들이 나타났습니다. 무상하다는 색깔을 넣은 안경도 있었고, 괴로움이라는, 원래부터 있는 것은 없다는, 깨끗하지 않다는 색깔을 넣은 안경도 있었습니다. 또 항상하다는 색깔을 넣은 안경도 있었고, 즐거움이라는, 아뜨만()은 원래부터 있다는, 깨끗하다는 색깔을 넣은 안경도 있었습니다.

사람3은 자기 마음에 드는 색깔의 안경을 계속 끼려고 했습니다. 그것도 성인들께서 가르쳐주신 훌륭한 말씀을 새겨 넣은 색 안경이 아니고,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고 괴로움을 늘어나게 하는 색깔의 안경을 계속 끼려고 했습니다. 병든 안경, 농약이 묻어 있는 안경을 끼려고 계속 그쪽으로 마음을 기울이고 계속 그쪽으로 마음을 향하게 했습니다.

 

사람4에게는 왼발과 오른발을 번갈아 옮겨가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사람4는 잠시도 쉬지 않고 자신이 본 형상에 대해, 자신이 들은 소리에 대해, 자신이 맛본 음식 맛에 대해, 자신이 몸으로 감촉한 좋은 감촉에 대해, 자신의 마음에 떠오르거나 생각한 것들에 대해 : 계속 그쪽으로 마음을 기울이고 향하게 하고, 계속 그쪽으로 의도하고 행위 했습니다.

 

사람5는 자신이 분별해서 알게 된 것들을 계속해서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자기가 보아서 알게 된 것, 들어서 알게 된 것, 냄새 맡아서 알게 된 것, 맛보아서 알게 된 것, 감촉해서 알게 된 것, 마음속에서 분별하여 알게 된 것을 계속해서 지어나가고 있었습니다.

보통 우리는 눈을 감으면 분별해서 알았던 일들이 마음속에 떠오릅니다. 사람5는 바로 그런 일들을 계속해서 지어내고 있었습니다. 그쪽으로 계속해서 마음을 기울이고 향하게 했습니다. ‘형상, 소리, 냄새,

Comments

고요2 2018.01.22 18:45
맛, 감촉, 마음에 떠오르거나 생각한 것들’을 분별해서 안 것, 그것을 계속해서 형성해내고 있었습니다. 사람5는 배우지 않은 범부라서 그것들을 모두 ‘탐욕, 성냄, 어석음’ 위에서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은 방향 지어졌고, 그리로 향했습니다.

다성도 이제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성인의 말씀을 배우지 않아서 아는 것이 별로 없는 자신과 같은 범부는, 때때로 몸과 말과 마음의 행위를 그치고 쉴 줄도 알아야 하는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로 계속해서 왼발 오른발을 옮기면서, (탐욕, 성냄, 어리석음의 바탕 위에서) 쉬지 않고 의도하고 행위하고 업을 짓는, 이런 형성작용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행(行) : <탐진치>와 함께 하는 중생의 영역에서, ‘의도하다, 행위하다, 업을 짓는다’ 라는 구체적인 방법에 의해서, 상(想)을 잠재하고 식(識)을 머물게 하는, (그래서 삶이 누적되어서 윤회가 연장되어 가는) 그러한 결과를 만드는 형성 작용을 행이라고 한다. (해피스님의 위 동영상 법문에서 인용, 42분 03초)

다성과 사람들이 빙청 선인 곁으로 갔습니다. 선인과 제자들과 칠지는 홀로 앉음을 끝내고 다성 일행을 맞이했습니다. 자리에 앉자 빙청 선인이 다성 일행에게 반조 마을에서 무엇을 경험했는지를 물었습니다. 

사람1은 : 사람은 내적 경향성이라고 하는 색 안경을 끼고 식(識)과 함께 인식한다는 것을 알았고, 색 안경을 끼려면 성인들이 가르쳐주신 좋은 색 안경을 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사람2는 : 범부인 우리는 모두 색 안경을 끼고 살아가므로, 내가 끼고 있는 색 안경의 색깔을 얹어서 세상을 본 것만이 진리라고 주장하면 다툼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이상은 상(想)에 해당)

사람3은 : 우리 마음의 방향은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감촉하고 마음으로 분별하여 안 것들’에 대해 의도를 낸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사람4는 : 성인들의 가르침을 많이 배우지 못한 범부인 자신은 ‘탐욕, 성냄, 어리석음에 바탕’ 하여 의도를 내고 행위를 짓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사람5는 : 그렇게 ‘눈, 귀, 코, 혀, 몸, 마음의 대상들’에 대해서 의도를 내고 행위를 하여 결과를 만들게 되니까, 자신이 홀로 있을 때에도 의도를 멈추지 못하고 행위도 멈추지 못하는 것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이상은 행(行)에 해당)

다성은 : 그동안 사람들이 <나 자신>이라고 보는 <몸과 마음>에서 ‘몸’은 살펴보았고, 마음에 딸린 ‘느낌’과 ‘내적 경향성’과 ‘대상들에 대한 의도’도 보았으므로, 이제 진짜 중요한 ‘마음’이 무엇인지 이것을 배우는 일이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온리백 2023.09.1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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