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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나 소로 태어나가를 바라지 마십시오

고요2 0 268 2018.02.25 19:28

이 글은 불교를 공부하지 않은, 제가 아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해피스님의 동영상 법문과 경전의 내용에서 필요한 부분을 인용하거나 참고하여 쓴 글입니다. 

이 글에 오류가 있다면 그것은 모두 저의 잘못임을 밝힙니다.

 

 

빙청 선인 일행이 도착한 곳은 큰 도시였습니다. 사람들은 부유했고 산물(産物)이 풍부했습니다. 상업도 발달하여 나라 안의 많은 사람들이 그 도시를 왕래했습니다. 학생들, 상인들, 여행객들, 관리들. 한편, 도시 주변에는 아름다운 숲이 조성되어 있었는데, 유행(遊行)하는 수행자들이 잠시 머물렀습니다. 그들 중에는 가끔 성자(聖者)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면 도시 사람들은 숲속으로 가서 성자들을 만났습니다. 진리에 대해 묻기도 하고 토론도 하고, 자신들의 고민거리를 말하기도 했습니다. 


빙청 선인 일행이 도착했을 때, 마침 숲속에는 성자 한 분이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분은 ‘알아야 할 것을 알았고, 닦아야 할 것을 닦았으며, 버려야 할 것을 버린’ 성자들 중의 한분이었습니다.(숫~ p.315 참조) 사람들은 기쁜 마음으로 그분을 만났고, 질문을 했고, 답을 들었습니다. 다성은 ‘책에서만 읽었던 성자 분을 이렇게 직접 만나 뵐 수 있다니!’하면서 얼른 달려가, 성자와 그분을 둘러싸고 조용히 앉아서 가르침을 경청하는 사람들의 장엄한 광경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때 도시 가운데서 한 사나이가 외쳤습니다. “여러분. 아셔야 합니다. 지금 숲속에 머무는 성자는 가짜입니다. 만약 그자와 내가 토론을 한다면 그자는 나의 질문에 한 마디도 대답하지 못하고 풀이 죽어 어깨를 늘어뜨린 채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그 사나이에게 말했습니다. “그렇게 말하지 마십시오. 그분은 살아있는 생명에 대해서 자제하고, 남을 속여서 생계를 유지하지 않으며, ‘성냄, 완고함, 질투, 인색, 호언장담, 교만, 악의, 속임, 탐욕 들을 버리신 분입니다. 그대는 성자를 비방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자 사나이가 말했습니다. “좋습니다. 그러면 우리 함께 숲속으로 가서 그분을 만나 봅시다. 내가 그와 토론하는 것을 여러분은 잘 보십시오. 내가 어떻게 그를 논파하고 날려버리는지를.” 많은 사람들이 그 사나이와 함께 숲속으로 갔습니다. 아이들, 학생들, 여행객들, 관리들, 부인들, 농부들, 상인들. 시간 있는 사람들은 모두 따라나섰습니다. 이 사나이와 성자 사이에 과연 어떤 일들이 펼쳐질 것이지 자못 궁금했습니다. 빙청 선인 일행도 따라갔습니다.

 

성자가 낮 동안의 수행에서 일어나 잠시 숲속을 경행하고 있었습니다. 눈을 아래로 뜨고 감관의 문을 지키며 마음 챙기고 분명히 알아차리면서 주위를 걷고 있었습니다. 사나이와 사람들이 도착하자 성자가 나무 아래에 앉았습니다. 사람들도 자리에 앉았습니다. 사나이가 자신을 소개하고 기억에 남을 만한 인사를 하고 잠시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스스로를 소개했고, 빙청 선인도 자신을 소개해드리고 일행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성자는 사람들에게 덕담을 해주며 모두 기억에 남을 만한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사람들이 여기에 오게 된 경위를 말했습니다. 사나이가 앞으로 나와 토론을 준비했습니다. 성자가 말했습니다. “그대가 알고 있거나 배웠거나 사색한 것으로 질문할 것이 있으면 질문하십시오. 그러면 나는 물음에 따라 대답하겠습니다.” 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저 성자는 이 사나이에게 질문할 기회를 주는구나.’ 하면서 사나이가 어떤 질문을 할지 잔뜩 기대했습니다.

 

사나이가 의기양양하게 질문을 시작하려고 입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목소리가 안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입은 움직이는데 소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1분, 2분, 5분이 흘렀습니다. 사람들은 어서 질문하라고 사나이에게 눈총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사나이는 입만 움직인채 여전히 목소리는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30분이 지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더 이상 어찌할 수가 없었는지 사나이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러더니 풀이 죽어 고개를 떨군 채 어깨를 늘어뜨리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너무 황당하여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이때 어린이 몇 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물었습니다. “도사님. 저희 셋이 이런 대화를 했어요. 저는 죽어서 다시 태어나면 새가 되어 매일 노래하며 살고 싶다고 했구요. 친구1은 자기가 다시 태어나면 사자가 되어서 동물의 왕이 되고 싶다고 했구요, 친구2는 죽어서 다시 태어나면 황소가 되어 농부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했어요. 도사님. 이 중에서 누구 생각이 가장 좋나요?”

 

성자가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말했습니다. “내가 대답을 하기 전에 먼저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는 것이 좋겠구나. 맹구우목(盲龜遇木)이라고 알려진 이야기인데, 내가 소재를 조금 바꾸어서 들려주겠다.” 아이들이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 성자가 들려준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태평양에 수명이 무지무지 긴 거북이가 한 마리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바다에는 무지무지 방부(防腐)가 잘 되는 사방 2m 쯤 되는 널빤지가 하나 있었는데, 바림이 부는 대로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거북은 두 눈이 멀었습니다. 또 널빤지에는 구멍이 하나 뚫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욱 신기한 것은 이 거북이가 백 년에 한번씩 물위로 고개를 내미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백 년에 한 번씩 물위로 고개를 내밀다가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나야 거북이가 바다를 떠다니는 그 널빤지를 만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M129 를 변형하여 인용하거나 □□□□의 글에서 적절하게 인용. 아래도 마찬가지임)  

 

성자가 말했습니다. “애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눈먼 거북이가 바람 따라 떠다니는 널빤지를 만날 확률이?” 아이들은 거의 0.00001 % 도 안 된다고 대답했습니다. 성자가 다시 말했습니다. “얘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눈먼 거북이가 그 널빤지의 구멍에 머리를 끼워 넣을 확률은?” 아이들은 앞의 경우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얼마나 오랜 세월이 지나야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성자가 말했습니다. “짐승의 세계는 법다운 행위가 없고 바른 행위가 없으며 유익한 행위가 없고 덕(德)스러운 행위가 없단다. 그곳에는 서로를 잡아먹는 약육강식만이 있을 뿐이다.” (M129에서 인용) 그러면서 짐승의 몸이 되었다가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은 눈먼 거북이가 백년에 한번 머리를 내밀어 그 구멍 뚫린 널빤지에 목을 끼워 넣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아이들이 울상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성자는 만약 죽어서 다시 태어나고 싶다면 동물로 태어나지 말고 하늘 세상에 태어나도록 바라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이 하늘 세상이 정말로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이에 성자가 아이들에게 어떤 특정한 종교를 가졌는지를 물었고 아이들이 따로 믿는 종교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성자가 “만약 너희들이 이 세상에서 행실을 바르게 하고 베풀면서 살면, 이 세상에서도 행복하게 살고 죽어서는 하늘 세상에 태어난단다. 그런 너희들에게는 하늘 세상이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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