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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에 다른 의미를 얹지 마십시오

고요2 0 286 2018.02.25 20:04

 

이 글은 불교를 공부하지 않은, 제가 아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해피스님의 동영상 법문과 경전의 내용에서 필요한 부분을 인용하거나 참고하여 쓴 글입니다.

이 글에 오류가 있다면 그것은 모두 저의 잘못임을 밝힙니다.


 

한편, 조금 전에 성자와 토론하려고 했던 사나이가 고개를 떨군 채 풀이 죽어 돌아오자 그의 친구 수행자가 어찌된 영문인지를 물었습니다. 사나이가 자초지종을 들려주자 친구 수행자는 자네의 치욕을 내가 갚아주겠다며 숲속 성자를 만나러 갔습니다. 때마침 아이들이 하늘 세상에 태어나는 방법을 물었고 성자는 ‘살아있는 생명을 해치지 말고 주지 않는 것을 가지지 말고 결혼해서는 바람피우지 말고 거짓말 하지 말고 술이나 기타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식품을 섭취하지 말고, 널리 베풀면서 살면’ 하늘 세상에 태어난다고 막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물음이 끝나자 사나이의 친구 수행자가 성자와 기억에 남을 만한 인사를 나누고 잠시 환담을 했습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자신만만하게 말했습니다. “나는 존자(尊者)와 신통을 겨루려고 왔습니다. 존자가 신통을 1번 보여줄 때 나는 2번 보여주고 존자가 신통을 2번 보여줄 때 나는 4번 보여주겠습니다. 존자가 보여주는 신통의 두 배를 나는 보여주겠습니다. 저기 들판의 양 끝에 각각 서 있다가 중간 지점까지 하늘을 날아와서 그 중간에서 만나 서로의 신통을 보여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이 말에 사람들이 속으로 너무 좋아하면서 대단한 구경거리가 생겼다며 성자의 대답을 기다렸습니다.
 
사실 사나이 친구 수행자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즉, 성자 중에서는 신통을 닦은 분도 있었지만 신통은 닦지 않고 바로 번뇌를 멸진하여 성자가 된 분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오늘 만난 이 성자는 아무래도 신통을 닦지 않은 단순한 수장자일 뿐이라고 미리 생각했습니다. 친구 수행자는 여기 오기 바로 전에 남의 마음을 아는 능력으로 그 성자의 마음을 먼저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 성자의 마음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나이 친구 수행자는, 이 성자를 수행 이력이 얼마 안 되는 초보 수행자라고 결론 내렸던 것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언덕 양 끝에 각자 서 있었습니다. 먼저 사나이 친구 수행자가 공중으로 날아오르려고 발을 땠습니다. 아, 그런데 이것이 웬일일까요? 발이 때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해도 몸만 동작할 뿐 발이 때지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쳐다보았습니다. 사나이 친구 수행자는 식은땀이 흐르면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30분 동안 비틀거리다가 사나이 친구 수행자는 “여러분, 나는 그만 돌아가겠습니다.”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풀이 죽은 채 왔던 길을 되돌아갔습니다. (D24 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실마리를 얻어 각색함)
 
성자가 말했습니다. “이곳에는 믿음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래서 각자가 삶의 지표로 삼는 가르침이 서로 다릅니다. 그러므로 인간을 넘어선 신통의 기적을 어디에서나 아무에게나 드러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을 끌기 위해서 신통력을 보여주는 것은 청정범행을 닦는 수행자의 생활 방식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은 성자의 이 말에 공감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이 성자는 신통력을 발휘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구나.’ 하면서 떠나갔습니다. 잠시 후 성자가 자리에 앉았습니다. 나머지 사람들도 적당한 자리에 앉았습니다. 누가 질문하는가 했더니 이번에는 중고등학생 몇 명이 질문했습니다. 자신들에게는 고민이 있는데 어떤 사소한 일이 일어나도 자꾸 불길한 마음이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장난치다가 안경이 깨지면 오늘은 큰일 나겠구나, 돌부리에 넘어져도 오늘은 불운이 찾아오겠구나, 길거리에 동물의 시체가 널려있는 것을 보아도 오늘은 내가 다치겠구나.’ 하는 식으로 자꾸 불안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아주머니 몇 분도 같은 고민이 있다고 했습니다. 설거지를 하다가 접시를 깨면 오늘은 나쁜 일이 셍기겠구나, 청소하다가 청소기 줄에 걸려 넘어지면 오늘 다치겠구나, 나쁜 꿈을 꾸면 오늘 불행이 찾아오겠구나 하면서 걱정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주차하다가 벽에 긁히면 그날 하루 종일 찜찜하다고도 했고, 몸이 조금이라도 이상해지면 이제 자신은 죽는구나!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성자가 말했습니다. “여러분,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일이란 일어날 상황이 되어 일어납니다. 안경이 깨진 것은 내가 부주의하게 장난을 쳤기 때문입니다. 돌부리에 넘어진 것도 내가 부주의해서 넘어진 것입니다. 걸어가는 길목에 동물의 시체가 있는 것은 나의 몸과 마음의 행위와는 관계없이 펼쳐진 상황입니다. 여기에 다른 의미를 얹어서 그 현상을 이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지 조건과 상황이 그러했기 때문에 일어났을 뿐입니다.”
 
성자가 계속 말했습니다. “접시가 깨지는 것은 내가 부주의했기 때문이거나 접시가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기에 다른 의미를 얹어 자신의 행•불행과 연관 짓지 마십시오. 청소기 줄에 걸려 넘어지는 것도 내가 부주의했거나 나이가 들면서 내 몸이 점점 쇠퇴해가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동차를 주차하다가 차를 박거나 차가 긁히는 경우는 흔히 일어납니다. 내 운전 솜씨가 서툴거나 지형이 주차하기 까다로웠거나 내가 부주의하여 실수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다른 운명이나 다른 존재가 나를 불행에 빠뜨리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요약하면 ‘다른 의미를 얹지 마십시오. 운전 부주의가 가져온 하나의 현상일 뿐입니다. 액땜도 아니고 어떤 불상사의 징조도 아닙니다. 필요한 만큼 수리하면 되는 일입니다.’(작은따옴표는 □□□□의 글에서 인용)
 
한편, 나이 들어 몸에 이상이 오는 것은 늙음에 따르는 한 현상입니다. 참아서 해결되는 고통은 참으시고 심한 고통은 약으로 다스리거나 병원에 가셔서 진찰 받으시면 됩니다. 이제 꿈에 대해서 말해 보자면 꿈을 굳이 해몽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누군가가 행실을 바르게 하고 베풀면서 살며, ‘자애의 마음, 연민의 마음, 함께 기뻐함의 마음, 평온의 마음’을 닦는다면 그에게는 더 이상 악몽(惡夢)을 꾸지 않을 것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다성도 예전에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물을 마시려고 하는데 그릇에 금이 간 것이 보였습니다. '왜 오늘?'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무엇을 암시하는 것일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가?’하고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여러 해 동안 사용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그릇의 강도를 초과하는 충격이 금으로 나타났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당시 다성은 이런저런 의미를 부여하려고 안달을 했습니다. ‘이것은 하늘의 뜻이다, 이것은 오늘 내게 무슨 나쁜 일이 일어나려는 징조다.’ 하면서 하루 종일 이 일에 묶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자의 말씀에 의하면, 사실은 조건 지어져 생겨나는 결과일 뿐이었습니다. 좀 더 오래 쓰기 위한 조심스러움을 조건으로 제공하지 못했기에 생겨난 결과일 뿐, 다른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기왕 금 간 것, 그 참에 새 그릇을 하나 꺼내 시원하게 물을 마시면 그뿐이었습니다. 오늘 다성은 이런 사실을 잘 배웠습니다. (□□□□의 글에서 적절하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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