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콧구멍 주위를 지향함

고요2 0 246 2018.03.04 14:24

 이제 다성은 조금 긴장되었습니다. 성자 분께 직접 질문 드릴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몸이 떨렸습니다. 호흡 수행에 대해 어떤 내용을 질문 드려야 할지, 무엇부터 질문 드려야할지 고민도 되었습니다. 호흡을 관찰하기 이전 단계를 처음부터 물어보아야 할지, 그래서 마음챙김(사띠, 알아차림)을 어떻게 시작하는지 그것부터 물어야 할지 고민되었습니다.


그러나 호흡 수행의 예비 단계는 질문 드리지 말자고 최종적으로 결정했습니다. 다성에게는 자리에 앉자마자 호흡이 관찰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잠시 동안 그냥 가만히 있으니까 호흡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또는 가르침을 하나 생각하니(예를 들면, ‘제행무상’의 뜻을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아음이 안정되면서 호흡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다성은 호흡 관찰로 들어가기 직전에 이 방법 – ‘이제 호흡을 관찰하자.’고 마음먹으면서 가만히 앉아 있기, 또는 어떤 가르침을 하나 떠올리며 뜻을 생각해보기 –을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때 칠지가 호흡 수행에 대해 여러 가지를 질문 드렸습니다. 그런데 칠지가 질문한 내용들은 다성이 물어보려고 했던 것과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성은 따로 질문 드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칠지의 물음과 성자의 대답을 잘 듣고 필요한 것은 메모해 놓으면 되었습니다. (이하는 □□□□의 글과 동영상 ○○에서 인용하거나 변형함. 그런데 이글에 오류가 있다면 그것은 모두 제가 잘못 읽고 잘못 듣고 잘못 이해한 데서 생긴 저의 잘못임을 밝힙니다.)

 

칠지가 질문 드렸습니다. “성자시여, 호흡 수행을 할 때 몸과 마음에 대해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합니까?” 성자가 대답했습니다. “몸과 마음을 독립적으로 봅니다. 호흡은 몸이 산소를 조달 받기 위한 몸의 역할로 보고, 마음은 그 호흡을 관찰하는 주어로 보면 되겠습니다.”

 

칠지가 다시 질문 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 호흡 수행을 할 때, 첫 번째로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가르쳐 주십시오.” 성자가 대답했습니다. “마음을 콧구멍 주위로 지향합니다. 입술과 코 사이의 인중 어느 한 지점에 마음을 둡니다.”

 

칠지가 다시 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저를 위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성자가 대답했습니다. “마음은 여러 곳을 갑니다. 형상에도 가고 소리에도 가고 냄새에도 가고 맛에도 가고 감촉에도 가고 생각에도 갑니다. 그러나 호흡 수행에서는 다른 곳에 가지 말고 여기 한 곳, 숨이 드나드는 콧구멍 주위에 마음이 가도록 합니다. ‘마음아, 다른 데 가지 말고 여기 콧구멍 주위에 고정해 있자.’ 하는 것입니다. 도중에 머리에 어떤 생각이 떠오르더라도 그 생각으로 마음을 향하게 하지 말고 콧구멍 주위에 마음을 고정시켜 놓습니다. 코와 입술 사이의 어느 한 지점을 정해 마음을 그곳에 고정시켜 놓습니다.”

 

(참고-전문 용어로 표현해보면 : 신과 촉을 조건으로 신식이 생긴다-①호흡을 보는 것은 (감각주관으로서의) 신身(신근+신식)’이고, ②감각되는 것은 (감각객관으로서의) 촉觸이고. ③호흡을 하는 것은 ‘몸 (덩어리)’(신구의身口意 삼업할 때의 신으로 몸통 자체가 호흡의 주어)이다, ④콧구멍 주위에 마음(신식과 신근이 함께 작용함)을 둘 때(지향할 때) 그 마음을 두는 지점은 신근身根(호흡 수행에서 촉이 생겨나는 그 지점)이다. ⑤(=①)신식이 신근으로 와서 함께 (숨이 들고 나면서 남기는) 촉을 관찰할 때 그것을 신이라고 함. 즉 호흡을 보는 그 마음은 감각주관으로서 신내입처라고 함. (신=신내입처))

 

칠지가 다시 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일반인은 호흡을 관찰하려고 해도 마음이 콧구멍 주위를 지향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자가 대답했습니다. “마음은 자극이 강한 것이 오면 그쪽으로 달려가 버립니다. 그러나 수행자는 마음을 많이 닦아서 강한 자극이 와도 콧구멍 주위에 마음을 고정시켜 놓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인은 호흡 수행을 연습하지 않아서 수행자처럼 할 수는 없겠습니다.”

 

칠지가 다시 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콧구멍 주위에 마음을 고정시켜놓아도 숨이 들고 나는 것을 잘 못 느낄 때에는 어떻게 하면 좋은지요?” 성자가 말했습니다. “자신에게 알맞은 방법을 찾아보면 됩니다. 자기 마음을 손등에 두어 바람이 스칠 때마다 손등에 부딪힘이 있는 것을 비류로 활용하여 콧구멍 주위에서 호흡을 느끼도록 응용하는 방법도 있고, 코에 손을 대어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직접 느껴보았다가 (‘아! 정말로 숨이 들고 나고 하는구나.’ 알고) 이제는 손을 떼고 숨이 들고 나는 것을 느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호흡할 때 마음이 몸의 호흡을 간섭하지 않는 것입니다. 수행자는 몸이 호흡하는 것을 그대로 놓아두고, 마음은 그냥 호흡하는 것을 보기만 하십시오. 그러면 호흡 수행을 잘못하여 생기는 상기(上氣)라는 현상도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참고-전문용어로 말하면 : 일차인식이란 눈을 예로 들면, 식과 근이 내입처가 되어서 근에서 만나는 색을 인식하는 것이다. 호흡에서는 신식이 신근과 함께 콧구멍 주위를 지향하여(주목하여, 작의하여), (신근에 닿는) 촉이 부딪힐 때, 신식이 (그 부딪히는) 촉을 분별하여 아는 데, 이때 새로운 식(識, 호흡에서는 신식身識)이 생긴다고 한다.)

 

칠지가 다시 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성자님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수행하면, 콧구멍 주위를 계속 주목하면, 마음이 얼마나 힘 있게 정성들여 주목하느냐에 따라 숨이 들고 나는 것이 보여지겠습니다(느껴지겠습니다). 그럼 이때 공기가 콧구멍 주위에 닿으면서 느껴지는 자리가 움직이는데, 마음도 공기가 닿는 지점을 따라 움직여야 하는가요? 

 

성자가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공기가 닿는 지점이 움직이더라도 마음은 그것을 따라 옮겨가면 안 됩니다. 공기가 움직이는 것에 따라 촉의 자리는 달라지지만 내 마음은 처음 그 자리 한 곳에 있어야 합니다. 마치 배기가스를 검사하는 기구가 움직여서 배기가스량을 검사하는 것이 아니고 배기검사기는 그 자리에 가만히 있고 배기가스가 그 기구를 지나가면서 남기는 수치를 가지고 측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배기가스 측정을 할 때는 차량은 움직이지만 측정 기구는 움직이지 않고 한 자리에서 측정하는 것과 같이, 숨이 들고나면서 공기가 흘러가는(닿는) 지점은 움직이더라도 마음은 한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칠지가 마지막 질문을 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성자시여. 그럼 이때 마음은 호흡의 무엇을 알아야 합니까? 호흡이 남기는 따뜻하다거나 서늘하다거나 하는 그런 성질을 알아야 하는지요?” 성자가 대답했습니다. “호흡을 관찰한다는 것은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감촉되는 그런 따뜻함이나 시원함을 관찰하는 것이 아닙니다. 숨이 들고 날 때 그 숨이 길고 짧은지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숨의 길이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점점 능숙해지면, 호흡의 ‘듦 – 멈춤 – 나감 – 멈춤 – 듦 – 멈춤 – 나감 – 멈춤 – 듦 - ... 의 과정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