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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기 일부

고요2 0 242 2018.05.20 09:00

어느 지역에 퀴즈 동굴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퀴즈 동굴 벽에는 천 개에 달하는 문제들이 쓰여 있었는데, 지금은 열 개의 문제가 남아 있었습니다. 그동안 사람들이 이 동굴을 지나가면서 문제를 하나씩 풀면 자동적으로 문제가 사라져서, 지금은 아무도 풀지 못한 문제 열 개만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그 중에는 ‘사람은 어떻게 해서 지혜를 얻습니까?’(숫~ p.152), ‘세상은 무엇으로 덮여 있습니까?(숫~ p.479), ’세상을 어떻게 관찰하는 사람을, 죽음의 왕이l 보지 못합니까?‘(숫~ p.517) 라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퀴즈 동굴 아래에 마을이 하나 있었습니다. 어느 여름날에 그 마을 대학생 몇 명이 산에 놀러 갔습니다. 시원한 개울물에 발을 담그기도 하고 울창한 숲속 아래에 앉아 책을 읽기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때 웬 노인과 젊은이가 다가와서 물었습니다. ‘퀴즈 동굴이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 대학생들이 바로 저기 앞에 보이는 소나무 뒤에 있다고 알려주자 노인과 젊은이는 자신들은 스승과 제자 사이인데 동굴에 있는 문제를 풀기 위해 간다고 했습니다.

 

얼마 후 노인과 젊은이가 동굴에서 나왔습니다. 마을 대학생이 어떻게 되셨는지를 묻자 젊은이가 자신들은 열 개의 문제 중에서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는다>는 무슨 뜻입니까?’라는 문제를 선택해서 풀어볼 작정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마을 대학생들이 저희도 함께 풀어보면 안 될까요? 하니 노인이 그것 좋은 생각이라며 모두 소나무 아래에 앉았습니다.

 

노인이 말했습니다. “여러분,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기’, 이것이 과연 무슨 뜻일까요? 각자의 의견을 한번 말씀해 보십시오.”

 

마을 대학생1이 먼저 말했습니다. “저는 첫 번째 화살을 맞았을 때 얼른 몸을 피하거나 숨겠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화살이 몸에 닿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노인이 말했습니다. “좋은 생각이십니다. 아마 그 말씀도 정답일 겁니다. 그런데 동굴에서는 다른 답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대답이 동굴에서 구하는 답일까요?”

 

마을 대학생2가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이렇게 생각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화살은 내가 정신 차리지 않고 있을 때 맞은 화살이라고, 두 번째 화살은 내가 정신 차리고 있어서 화살을 맞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래서 나는 정신 차려 있어서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게 되었다고 해보겠습니다.”
노인이 말했습니다. ‘좋은 생각이십니다. 그럼 얼마만큼 정신 차려 있어야 하고 어떻게 정신 차려 있어야 하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마을 대학생2가 말했습니다. ‘아, 그런 곳까지는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마을 대학생3이 말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첫 번째로 나에게 고통이 찾아올 때는 고통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로 고통이 찾아 올 때는 꿋꿋이 참아냅니다. 이렇게 고통을 참아내는 것, 이것이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인이 말했습니다. “조금 더 말씀해 주십시오.”
마을 대학생3이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고통이 찾아올 때는 고통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두 번째는 고통이 찾아와도 더 이상 고통스러워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고통을 경험하지 않는 것, 이것이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인이 말했습니다. “똑같은 고통인데 처음에는 고통을 경험하고 두 번째는 고통을 경험하지 않는 그런 멋진 방법이 있습니까?‘
마을 대학생3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습니다. “그곳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는 노인의 제자인 젊은이가 말했습니다. “첫 번째 화살은 남이 주는 모욕이나 괴롭힘입니다. 이 화살은 내가 사띠(알아차림, 마음 챙김)하지 못해서 몸에 맞았고, 그래서 고통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나는 사띠(알아차림, 마음 챙김)하여 남이 주는 모욕이나 괴롭힘에도 잘 대처하게 되었습니다. 남이 주는 모욕이나 괴롭힘에도 마음 흔들리지 않고 잘 대처하는 것, 이것이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인이 말했습니다. “그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자, 다른 의견들이 있으면 또 말씀해 보십시오.” 

 

마을 대학생들과 젊은이는 다시 생각했습니다. 과연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는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계속해서 궁리했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생수병에 물을 담아가다가 잠지 근처 나무 아래에서 쉬는 것이 보였습니다. 마을 대학생4가 그에게 다가가서 퀴즈 동굴의 문제를 풀다가 보니 목이 타서 그런다며 물을 좀 나누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는 물을 나누어 주면서 어떤 문제인지를 물어보았습니다. 마을 대학생4가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는다’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아맞히는 문제라고 했습니다.

 

생수병을 든 그는 자신을 다성이라고 소개하고, 일행이 있는데 지금부터 2시간 동안은 자유 시간이라며 마을 대학생4를 따라갔습니다. 마을 대학생4가 다성을 만난 이야기를 해주었고 그들은 다성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노인과 젊은이와 마을 대학생들은 계속해서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노인이 문득 다성에게도 물었습니다. “그대는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는다.’ 이것이 무슨 뜻이라고 생각합니까?”

 

다성이 쑥스럽게 말했습니다. “사실 저는 조금 전에 이 물음의 대답을 배웠습니다. S36:6에 그 내용이 세 가지가 나오는데, 제가 그 중에서 하나를 조금 변형하여 읽어 드리겠습니다.”

 

“... 괴로운 느낌에 닿아 있는 배우지 못한 범부는 슬퍼하고 힘들어하고 비탄에 빠지고 가슴을 치며 울부짖고 당황스러워한다. 그는 두 가지 느낌을 경험한다. ㅡ 몸(身)에 속한 것과 마음(心)에 속한 것이다. 마치 화살을 맞은 사람과 같다. 그는 두 번째 화살을 이어 맞는다. ...

 

한편, 괴로운 느낌에 닿아 있는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는 슬퍼하지 않고 힘들어하지 않고 비탄에 빠지지 않고 가슴을 치며 울부짖지 않고 당황스러워하지 않는다. 그는 한 가지 느낌을 경험한다. ㅡ 신(身)에 속한 것이지, 심(心)에 속한 것은 아니다. ...
그리고 괴로운 느낌에 닿아 있는 그에게 저항이 없다. 그 괴로운 느낌에게 저항이 없으면 괴로운 느낌에 대한 저항의 잠재성향이 잠재하지 않는다. 괴로운 느낌에 닿아 있는 그는 욕락(慾樂)을 즐기지 않는다. 그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그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는 욕락 외에 다른 곳에서 괴로운 느낌의 해방(解放)을 꿰뚫어 알기 때문이다. ... 그래서 그는 두 번째 화살을 이어 맞지 않는다. ...”

 

노인이 말했습니다. “배우지 못한 범부의 예를 하나 들어주십시오.”
다성이 말했습니다. “여기에 배우지 못한 범부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가 육체적인 고통을 경험합니다. 그러면 그는 근심하고 상심하고 슬퍼하고 가슴을 치며 울부짖을 겁니다. ‘왜 나에게 이런 몸의 고통이 찾아오는가? 내 인생은 끝이다, 내 앞길은 암흑이다, 이제 나에게는 어떤 행복도 없다, ...’ 하면서. 이렇게 하면 그는 육체적인 고통도 경험하고 정신적인 고통도 경험하게 되어 이중으로 괴로움을 겪습니다. 몸의 괴로움만 경험하면 되는데, 그는 마음의 괴로움까지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화살을 연이어 맞는 뜻이라고 이해합니다. 그래서 이런 범부는 괴로움의 느낌•경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감각적 욕망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려는 쪽으로 나아가게 된다고 합니다.

 

노인이 말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의 예를 하나 들어 주십시오.”
다성이 말했습니다. “제가 배운 것을 이해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는 육체적인 고통이 찾아와도 근심하거나 상심하거나 비탄에 빠지거나 울부짖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몸으로는 괴로움의 고통을 겪습니다. 그러나 몸의 괴로움이 주는 고통 때문에 자신의 마음이 슬픔 비탄 고뇌 절망에 빠지는 괴로움은 경험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몸의 괴로움은 경험하지만 마음의 괴로움은 경험하지 않는 것, 이것을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는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리고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는 소유적 사유나 감각적 욕망을 즐기는 것 말고 괴로움의 느낌에서 벗어나는 다른 방법(출구, 해방)을 안다고 합니다.”

 

그러자 대학생1이 말했습니다. “아, 그런 것이었군요. 저는 그동안 몸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감각적 욕망을 즐기는 것만 추구했고,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늘 두 번째 화살까지 맞곤 했네요. 저에게 몸의 괴로움이 닿으면 저는 그것 때문에 마음도 슬퍼지고 우울해지고 절망에 빠지고 세상이 끝난 것처럼 굴었습니다. 앞으로는 안 그러도록 정신을 잘 차려야 하겠네요.”

 

노인의 제자인 젊은이가 말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질문을 해도 될까요? 만약 즐거운 느낌을 경험하는 경우에는 어떤 것이 두 번째 화살을 맞은 것입니까? 또,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는 느낌을 경험할 때는 어떤 것이 두 번째 화살을 맞은 것입니까? 그리고 즐거운 느낌에 대해서와,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에 대해서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는 것은 어떤 경우입니까? 이것을 저에게 설명해 주십시오.”
다성이 말했습니다. “저는 그런 부분까지는 모릅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여기에 S36:6의 전체 내용을 프린트한 것을 드리겠습니다. 여기에 그 답이 있다고 합니다.”

 

다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에게 좋은 시간을 가지게 해주어 고맙다며 노인과 젊은이와 마을 대학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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