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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왕천의 어떤 약카들

고요2 0 361 2018.07.14 12:17

 충치귀신은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려보냈습니다. 한동안 충치귀신과 친구귀신은 말없이 앉아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울하고 의기소침해졌습니다. 인간세상에서 자신들이 저질렀던 일들이 생각났습니다. 아이들을 꾀어 한꺼번에 엿을 많이 먹게 하여 충치로 만들었던 일, 사람들이 산에 오면 무서운 짐승 소리를 내어 겁주었던 일, 사람들이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게 만들었던 일, 심지어는 사람들을 해코지하여 팔을 다치거나 다리를 다치게 한 일들도 생각났습니다.

 

더 이전 일들도 생각났습니다. 사왕천(四王天)의 북쪽 방향에는 약카(=야차)들이 살았습니다. (약카-아귀보다 위인 것으로 여겨짐, 사왕천에 태어난 존재들로서 비인간이라고도 하는 것 같음, 약카는 후대에 올수록 ‘정령, 귀신, 요정, 유령, 도깨비 등 나쁜 비인간적인 존재들을 모두 일컫는 말로 정착이 되었다고 함(p.122). 사왕천에 사는 존재들, 즉 ‘간답바(동쪽 방향), 꿈반다(남쪽 방향), 용(서쪽 방향), 약카(북쪽 방향)’를 비인간(非人間)이라고 하는 것 같음) 약카들 가운데는 저 위대한 영웅에게 청정한 믿음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약카들은 저 위대한 영웅에게 청정한 믿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에게 청정한 믿음이 없는 약카들은 ‘살아 있는 것을 해치지 말라, 주지 않는 것을 가지지 말라, 삿된 음행을 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술이나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중독성 물질을 섭취하지 말라’는 말씀들이 사랑스럽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사납고 흉포하고 푝력적인 약카들이 있었고, 그들은 북쪽 방향의 주인인 대천왕에게도 조심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에게도 조심하지 않았습니다. ((D32)를 인용하기도 하고 참조하기도 함, 이하도 마찬가지임)

 

사실 충치귀신과 친구귀신은 사왕천의 북쪽 방향에 살던 약카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저 위대한 영웅의 가르침에 청정한 믿음이 없었고 그분의 말씀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곳에서 그들은 천왕과 그곳의 존재들과 이곳의 사람에게 조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나쁜 마음을 일으키고 나쁜 일을 많이 저질렀으며 천왕의 관리들이 잡으러오자 인간 세상으로 달아났던 것이었습니다. 

 

충치귀신과 친구귀신은 인간 세상에 와서도 못된 짓을 했습니다. 약카로서 힘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을 괴롭히고 고통을 주었습니다. 이런 짓도 저질렀습니다. 그들은 만만한 사람들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릇된 도를 닦는 수행자나 그릇된 견해에 지배된 사람들이나 탐 진 치에 심하게 오염된 사람들을 보게 되면, 충치귀신과 친구귀신은 “적대적인 마음을 가지고 그 비구나 비구니나 청신사나 청신녀가 가면 따라가고 서면 따라서 서고 앉으면 따라서 앉고 누우면 따라서 눕는 짓을” 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아, 큰 일 났다, 이 사람은 귀신들렸다, 빙의되었다’ 하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곤 했습니다.

 

지난날의 악행을 떠올리며 상념에 잠겼던 충치귀신과 친구귀신은 갑자기 누가 부르는 소리에 일어났습니다. 바로 아까 그 큰 아이였습니다. “왜 다시 왔느냐?” 하니, 큰 아이가 말했습니다. “저희들을 무사히 보내주신데 대한 보답으로 음식을 좀 가져 왔어요.” 충치귀신과 친구귀신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애야, 지금 우리는 그동안 저질렀던 악행들을 뉘우치고 있단다. 우리들은 그동안 너무 나쁜 짓을 많이 했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사왕천에 가서 자수하려고 한다, 이제 악행을 멈추고 선행을 닦고자 한단다.”

 

그때 다른 약카들이 나타났습니다. 이 다른 약카들은 성질이 아주 고약하고 난폭하고 못된 짓만 골라하는 불한당약카들이였습니다. 불한당약카1이 말했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사왕천에서 나쁜 짓을 하다가 달아난 약카들인데, 어찌하여 이 꼬마에게 끌려 다니는가! 내가 본때를 보여주지.” 하면서 큰 아이의 몸으로 들어갔습니다. 불한당약카2,3,4,5는 이리로 오는 길에 어떤 자들이 나무 아래에 앉아 있던데 좀 괴롭혀야겠다며 거기로 갔습니다.     

 

불한당약카1이 아이의 몸속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불한당약카1은 큰 아이가 가면 따라 가고 서면 따라서 서고 앉으면 따라서 앉고 누우면 따라서 누웠습니다. 이대로 놓아두면 바로 귀신들림, 빙의가 시작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큰 아이는 보호주를 외우며 소리쳤습니다. “... ‘인드라’님, ‘소마’님, ... ‘히리’님, ... 이 약카가 붙잡는다, 이 약카가 들어온다, 이 약카가 괴롭힌다, 이 약카가 애를 먹인다. 이 약카가 해를 끼친다. 이 약카가 해코지한다. 이 약카가 놓아주지 않는다.” 하고. 그러자 곧 사왕천 북쪽 방향에 살던 어떤 약카들과 큰 약카들과 약카들의 장군들과 대장군들 중에서 소리를 들은 이들이 와서 아이의 몸에서 불한당약카1을 체포했습니다. 그러자 큰 아이는 다시 안전해졌습니다.

 

이 광경을 보고 충치귀신과 친구귀신은 자신들도 체포되어 끌려갈까봐 가슴이 조마조마했습니다. 큰 아이가 말했습니다. “사왕천 북쪽 방향의 약카 장군들이시여, 조금 전 이 두 약카님은 그동안 저질렀던 잘못을 뉘우치셨어요. 저희 아이들도 놓아주셨어요. 그래서 청하오니 부디 이 두 약카님이 스스로 자수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약카 장군들은 아이의 청을 받아들였으며 모두 불한당약카2,3,4,5가 간 곳으로 급히 갔습니다.

 

한편, 불한당약카2,3,4,5는 빙청 선인 일행이 앉아 있는 나무 아래로 갔습니다. 거기서 계가 제일 약하고 보시가 제일 약하고 수행이 제일 약한 사람을 골라 그들의 몸속에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다성의 몸속으로는 불한당약카2가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해도 다성의 몸속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나머지 불한당약카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도 사람들의 몸속에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빙청 선인 일행은 자비희사 사무량심을 닦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불한당약카들은 빙청 선인 일행 주위만 빙빙 돌고 있었습니다. 그때 사왕천의 약카 장군들이 와서 불한당약카들을 모두 체포했습니다. 약카의 장군들은 체포한 불한당약카들을 데리고 충치귀신과 친구귀신과 함께 사왕천으로 날아갔습니다. 그러나 빙청 선인 일행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습니다.

 

칠지가 대표로 자애 경(A8:1)을 읽었습니다. “비구들이여, 자심해탈(慈心解脫)을 계발하고 닦고 많이 행하고 수레로 삼고 기초로 삼고 확립하고 굳건히 하고 부지런히 닦으면 여덟 가지 이익이 기대된다. 무엇이 여덟인가? 편안하게 잠들고, 편안하게 깨어나고, 악몽을 꾸지 않고, 사람들이 좋아하고, 비인간들이 좋아하고, 신들이 보호하고, 불이나 독이나 무기가 그를 해치지 못하고, 더 높은 경지를 통찰하지 못하더라도 범천의 세상에 태어난다. 비구들이여, 자심해탈(慈心解脫)을 계발하고 닦고 많이 행하고 수레로 삼고 기초로 삼고 확립하고 굳건히 하고 부지런히 닦으면 이러한 여덟 가지 이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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