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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이 잘 안 보여요 1 - 5

고요2 3 323 2017.10.30 08:07

이 글은 어디에 쓴 글입니다.

혹시 저처럼 호흡 수행이 어려웠던 분이 계신다면 잠깐 참고가 될까 싶어 이렇게 우리 자유게시판에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니까야의 가르침과 해피스님의 말씀과 여기저기서 배운 것과 제가 생각한 것 등을 섞어서 만든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제가 호흡 보기 연습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도 작성해 보는 글입니다. 예를 들어 입문 초급 중급 고급이 있다면, 저는 입문에 들어가기 위해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제 글에 오류가 있다면 그것은 모두 제가 잘못 읽고 잘못 듣고 잘못 이해했기 때문임을 밝힙니다. (이야기 나누는 사람을 고등하교 1학년생으로 했고, 이름을 가나로 했습니다. (한글에서 가나다라마바사 ...’ 라고 할 때 첫 두 글자를 따왔습니다.)

 

 

1 그동안 잘 있었니? 이것 어떻겠니? 공부를 하다가 몸이 피곤하다거나 좀 쉬고 싶을 때, 이것은 어떻겠니, 가만히 눈을 감고 쉬어보는 것은? 지금 가나는 고등학생이니까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익혀야 할 것도 많을 거야. 열심히 배우고 익히다가 좀 쉬고 싶다면 그때는 어떻게 쉴까? 여기 내가 배우고 있는 것을 한번 들려줄게.

 

옛날 내가 어렸을 때 구슬치기도 하고 딱지치기도 하고, 겨울에는 연도 날리면서 그 시절을 보냈지. 그러다가 가끔 동네 형들이 수수께끼도 내주고 어려운 문제도 내어 주곤 했지. 그러다가 어느 날은 동네 형들이 장기도 가르쳐주고 바둑도 가르쳐 주었단다.

 

그러면 우리들은 문방구에서 앞에는 장기판, 뒤에는 바둑판으로 된 겸용 장기 바둑판을 사고 장기알도 사고 바둑알도 사서 집에 돌아와 배운 것을 끼리끼리 해보았단다. 그러다가 아버지나 삼촌이 우리가 두는 장기나 바둑을 보시고는 당신들께로 오라고 하셨지. 차포마상을 떼 주고서 장기를 두어주시고, 또 흑돌 25점을 깔게 하시고는 바둑을 두어주셨단다.

 

이렇게 며칠 지나서 동네 형들을 만나 장기를 두고 바둑을 두면 동네 형들이 우리를 못 당하는 거라, 그러면 형들은 , 너희들 실력 좋네, 어디서 배웠나.” 하면서 함께 기뻐해주었단다.

 

, 내가 지금부터 가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마치 동네 형들이 동네 동생들에게 장기나 바둑을 가르쳐주는 것과 같단다. 즉 내 수준이 당시의 동네 형들과 같아서, 가나가 훌륭한 선생님 밑에서 일주일만 배운다면 금방 나 보다 더 잘 할 수도 있는, 그런 것이란다.

 

아마 사람들은 자기 나름대로 휴식하는 방법이 있을 거야. 이제 가나도 나름대로 쉬는 방법을 하나 배워놓으면 좋을 것 같구나. 나하고 1분씩 또는 2분씩 그렇게 연습해보자꾸나. 그럼 우리가 하려는 것이 무엇인가 하면, 가나가 학교에서 캠핑을 가거나 태권도 도장에 갈 때 이런 말을 들어보았는지 모르겠구나. 혹시 , 우리 5분 동안 명상을 합시다.’는 그런 말을 들어보았는지 모르겠구나.

 

그래, 바로 그것이란다. 이제 우리가 1분씩 또는 2분씩 연습하려고 하는 것이 바로 명상과 비슷한 것이란다. , 그럼 먼저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자, 세상 일을 잊고 그냥 몸과 마음을 쉬자.’ 하고 마음먹으면서 1분 동안 앉아 있어보자.

 

 

2 그 동안 잘 있었니? 오늘은 비가 내리는구나. 예전에 농사를 지을 때 비가 오는 날이 있었지. 그때는 이런 생각을 했단다, 물론 책에서 읽은 내용이었지만. ‘해야 할 일을 다 한 사람은 비가 내려도 아무 걱정이 없을 텐데.’ 하고. 그러던 것이 이제 세월이 흘러 오늘은 비오는 날에 명상을 하게 되었네.

 

가나는 그동안 한번씩 호흡 연습을 해보았니? 나는 해보았단다. 왜냐하면 그래야 호흡 명상에 대해 더 잘 전달해 줄 수 있으니까. 물론 학생들은 이것이 학교 공부가 아니라서 굳이 연습할 필요가 아직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 그렇다면 오늘은 나를 만났으니 우리 다시 호흡 연습을 해보자꾸나.

 

이것을 이해하겠니?

, 모양

- 소리

- 냄새

-

- 감촉

마음 - 생각들, 떠오르는 것들, 이치들, ...

 

그래, 우리가 호흡 명상을 하려고 눈을 감고 있으면 숨소리도 들리고 배가 불룩거리기도 하고 코로 숨이 들어갔다 나왔다는 것도 느낄 수 있단다. 이때 숨소리는 -소리에 해당하고, 배가 불룩거리거나 코로 숨이 들어갔다 나왔다 느끼는 것은 -감촉이란다.

 

그런데 이렇지 않겠니? 예를 들어 내가 한자를 배운다고 하면 한자를 가르치는 선생님마다 조금씩 가르치는 방법이 다르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호흡 명상을 가르치는 분들도 각자 조금씩 그 가르치시는 방법이 다른 것 같아. 어떤 분은 배의 불룩거림을 보라 하시고, 어떤 분은 코로 드나드는 숨을 보라 하시고.

 

그런데 나는 그런 분들의 발끝에도 못 따라가는 처지라, 어떻게 호흡 명상을 말해 주어야 할지를 잘 모른단다. 그래서 나는 그냥 동네 형들이 동네 동생들에게 장기나 바둑을 가지고 함께 노는 정도로 말해 주는 수준이란다. 그래서 동네 동생들이 일주일만 어디서 잘 배워오면 내 수준을 넘어설 수도 있단다.

 

그러나 그래도 너무 걱정은 하지 마. 8개가 한 세트로 되어 있는 것 중에서 이 호흡 명상은 하나에 속하는 것인데, 나는 그 여덟 가지가 하나로 된 세트 중에서 5가지 정도는 잘 준비하면 충분히 말해 줄 수 있단다.

 

그럼 우리가 1분 앉아 있었는데, 어땠었니? 만약 친구 생각이 났다면 그것은 마음-생각들에 해당하는 것이고, 공부나 숙제 생각이 났다면 그것도 마음-생각들에 해당하는 것이란다. 지금 우리가 하는 호흡 명상은 -감촉이 중심이란다. 그래서 만약 호흡 명상을 연습할 때 친구나 학교 생각이 난다면 아차, 원위치하면서 다시 -감촉에 해당하는 콧구멍 주위나 배로 돌아와서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느끼려고 연습해야 해. 잘 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호흡이 남기는 감촉이라고 말하네.

 

하나 물어볼게. 숨이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한번 보았니? 나는 가끔씩 연습해 보았단다, 아주 오랜 세월 동안. 그런데도 숨이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5, 6년 전까지는 한번이라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나는 호흡 명상을 못했단다. 내게는 참 어려웠다. 그러나 훌륭한 분들의 말씀을 듣고 의욕을 일으키고 의욕을 일으키고 하여 마침내 오늘에 이르렀단다, ‘이제는 나도 호흡 연습을 해보자.’고 용기를 내게 되었단다. 나 같이 호흡 수행을 못하는 사람은 전체 중에서 3 ~ 5 % 정도 있다고 우선 말해 볼게. 사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3 그동안 잘 있었니? 9월 중순이 넘어가니 이제 가을이 온 것 같다. 나는 가을하면 등화가친(燈火可親)이 생각난단다, 가을은 책을 가까이할 만한 계절이라고 하는 말, 들어보았지?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때는 가을이라 장마비 개이고 새로이 시원한 기운 마을 들판에 들어오니, “등잔불 점점 가까이할 만 하고책 덮었다 펼쳤다 할 만하네(시추적우제 신량입교허 등화초가친간편가권서 時秋積雨霽 新涼入郊墟 燈火稍可親簡編可卷舒)’ 라고 나오는구나.

 

이 구절(句節)은 당()나라의 문장가 한유(韓愈)가 성남(城南)에 책 읽으러 가는 자기 아들 부()를 권면하려고 쓴 시()에 나온다고 해. 符讀書城南-韓愈 중에서. ‘부독서성남-한유’ : 집 떠나 공부하는 아들 부에게 - 한유

 

예전에 내가 대학교에 다닐 때 어떤 친구는 도서관에서 참으로 책을 많이 빌려 보았어. 그 친구는 책을 빌리고 반납하는 그 도서 카드를 여러 번 갱신했어. 뿐만 아니라 비록 집안은 가난했지만 그 친구의 형도 누나도 동생도 모두 책을 열심히 읽었어. 그래서 나중에 보니 그의 형, 누나, 동생이 모두 원하는 곳에 취직하고 취학했어.

 

그 친구의 형제들을 보고 나는 반성했단다, ‘,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 그래서 나도 그 친구를 따라 도서관에서 책을 좀 빌려보았단다. 나는 주로 종교나 사상이나 철학책을 빌려보았다. 내가 대학교를 다닐 때, 그때는 30년 전 쯤 되겠는데, 그때는 그래도 종교나 사상이나 철학책을 보는 학생이 몇 명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마 거의 없겠지. 모두 취업 준비하느라고, 실생활과 연관된 공부하느라고 바쁠 거야.

 

, 이제 호흡 연습에 대해 좀 이야기해볼게. 나는 눈으로 손등을 1분 동안 주목해서 볼 수 있을 거야. 나는 귀로 음악을 1분 동안 주목해서 들을 수 있을 거야. 그런데 이것은 어떠했니? 코로 드나드는 이 숨은 내가 1분 동안 주목해서 볼 수 있었을까? 붙잡을 수 있었을까? 아마 어려웠을 거야. 만약 1분 동안 계속해서 숨이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느끼고 알 수 있었다면 그 사람은 정말 호흡 연습을 잘 하는 사람일 거야.

 

나는 지금도 그래, 지금도 숨을 제대로 잘 보아내지는 못해. 코로 들어오고 나가는 숨을 보려고 하면 이내 다른 생각으로 마음이 달려가 있는 거라, 그러면 아차, 원위치하면서 다시 숨이 들고 나는 곳으로 돌아오곤 해.

Comments

고요2 2017.10.30 08:12
그러다가 ‘아차, 원위치’하면서 다시 돌아오고를 반복하고 있단다.

자, 이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그 중의 하나가 콧구멍 주위로 내 마음을 주목해놓는 것이라고 나는 배웠단다. 예를 들면 내가 손 등을 보려면 내 마음이 손 등에 주목해 있어야 하고, 내가 음악을 들으려면 내 마음이 음악 소리에 주목해 있어야 하듯이,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발견하려면 내 마음이 콧구멍 주위에 가 있어야 한다고 해.

만약 가나가 배의 불룩거림으로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면 배에 마음을 주목하면 되겠고, 코로 숨이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면 콧구멍 주위에 마음을 주목하면 되겠네. 그런데 숨소리가 나서 숨이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면 계속 숨소리를 느끼면서 숨이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알아차리려고 해도 될 거야, 당분간은.

참, 이상해. 다른 것들에는 주목이 그럭저럭 되는데, 예를 들어 책을 본다든지 음악을 듣는다든지 할 때는 책에 • 음악소리에 집중이 되는데, 우리가 늘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여기 - 숨 - 에는 왜 집중이 잘 안 되는지 모르겠구나.
고요2 2017.10.30 08:13
4. 그동안 잘 있었니? ‘슬럼프’란 말을 들어보았지? 한컴 국어사전을 검색해보니 “슬럼프 : ①(경제) 경기(景氣)가 침체되어 있는 현상. 예문- 부동산 경기가 ‘슬럼프’에 빠지다. ②운동선수가 부진 상태에 빠지는 일. 예문-‘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고 나오네. 아마 한자어로는 ‘지지부진(遲遲不進)-매우 더뎌 잘 나아가지 않음.’과 비슷한 말일 것 같아.

마찬가지로 여기에서도 그래. 우리가 호흡 보는 연습을 해나가다가 보면 어제는 잘 되었는데 오늘은 안 되는 거라. 나는 어제 보다는 오늘이 조금 더 잘 되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좀 더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호흡 보는 연습을 하는데, 막상 해보면 그렇지 않은 거라. 그동안 좀 되는 것 같더니 웬걸 오늘은 잘 안 되는 거라.

이럴 때 우리는 ‘아, 나는 안 되는가 보다.’하고 호흡 보는 연습을 그만둘지도 몰라. 그러나 우리는 그래서는 안 돼. 자, 이럴 때 우리는 분발해야 한단다. 아직 우리는 힘을 다한 것이 아닐 테니 새로 의욕을 일으키고 연습 시간 1분, 2분 그 때에 계속 정성을 기울여야 한단다. 아직 우리는 발걸음도 제대로 떼지 못했는데 그만 둘 수는 없어!

마침 누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가 생각나는구나. 그는 호흡 보는 수행이 잘 안 될 때는 길을 걷는다고 해. 걸으면서 자기 마음이 어디에 가 있는지를 본다는구나. 길을 걷는 여기에 마음이 주목해 있는지, 아니면 가족 생각, 직장 생각, 기타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거기로 마음이 달려가 있는지를 알아차린다고 해. 호흡 보는 수행을 잘 하는 그는 길을 걸을 때 마음이 길을 걷는 거기에 대체로 가 있다고 해. 그래서 길을 걸으면서 혹시 다른 생각으로 마음이 달려가서 상상 속에 빠져들려고 하면 바로 알아차려서 길을 걷는 거기에 주목한다고 해.

그런데 나는 그때에도 그렇지를 못했고, 지금도 그렇지 못하단다. 길을 걸으면서 ‘자, 지금부터는 길 가는 여기에만 주목하자, 길, 보이는 차, 가로수 등에만 주목하자’고 출발할 때는 그렇게 마음 딱 먹고 길을 걷는데, 아니나 다를까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은 다른 생각으로 달려가 있는 거라. 그래도 나는 걸을 때는 걷는 데만 주목하도록 계속 연습해야한단다.

그러나 가나는 길을 걸을 때는 필요 없는 생각은 하지 않을 수 있을 거야. 공부할 때는 공부에만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었듯이, 길을 걸을 때는 마음을 단속하며 자연스럽게 길을 걸어갈 수 있을 거야. 가나는 훌륭하게 잘 해낼 거야.

오늘은 숨의 길이에 대해 배운 것을 말해볼게. 우리가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그 숨의 길이를 느낄 수도 있다고 해. 즉 우리가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콧구멍 속이 따뜻하다거나 시원하다거나 하는 그런 감촉 말고, 숨의 길이를 느낄 수 있다고 해. 이 숨이 좀 길게 들어오는지 좀 길게 나가는지를 느낄 수 있고, 또 이 숨이 좀 짧게 들어오는지 좀 짧게 나가는지를 느낄 수 있다고 해. 그래서 지금부터 우리는 따뜻하다거나 시원하다거나 하는 그런 감촉 말고, 숨이 길게 들어오는지 길게 나가는지, 짧게 들어오고 짧게 나가는지를 느끼도록 연습하자.

그런데 여기서 숨이 길게 들어오거나 나가는 것과 짧게 들어오거나 나가는 것을 느껴서 알 때, 이 아는 마음은 ‘몸-감촉’에서 일어나는 앎이야. 이것은 ‘마음-생각들’에 속하는 것은 아니란다. 눈으로 보는 것을 예로 들면, 길을 가다가 나무를 보고 사람을 보고 자동차를 보고 ‘저것은 나무다, 저것은 사람이다, 저것은 자동차다.’ 하고 알았다면 그것은 ‘눈-빛•모양’에서 오는 앎이야. 이것은 잘 하고 있는 것이란다.

그런데 ‘저 나무 아래는 시원할까? 저 사람은 어디에서 왔을까? 저 자동차는 얼마 할까?’ 하고 생각하면 그것은 ‘마음-생각들’에 해당한단다. 지금 이것은 안 돼. 이 차이를 잘 생각하고 익혀 놓기 바래.

그러니까 ‘이 숨은 길구나’ 하고 아는 것은 ‘몸-감촉’에서 오는 것이라서 좋아, 잘 하고 있어. 그런데 ‘숨을 길게 쉬면 오래 살까?’ 등으로 생각한다면 이것은 ‘마음-생각들’에 해당하니까, 얼른 떨쳐버리고 다시 ‘몸-감촉’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해. 왜냐하면 지금 우리는 ‘몸-감촉(호흡이 남기는 것)’을 분명히 알기 위해서 연습하는 중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해..

다시 숨에 대해서,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현상에 대해서 말해 보면, 우리는 비유하면 길을 가기 위해 발걸음을 떼고 있는 중이란다. 그래서 힘이 들고 어렵기도 하단다. 그러나 이 호흡 연습은 시작도 좋고 중간도 좋고 마지막도 좋은 것이라고 한단다. 그러니 우리는 너무 빨리 달려가지도 않고 또 뒤처지지도 않게 꾸준히 걸어가 보자.
고요2 2017.10.30 08:14
5. 복습
그동안 잘 있었니? 오늘은 복습을 해보자. 그동안 우리가 조금씩 해본 호흡 보기 연습을 다르게 한번 말해 볼게. 여기에 한 사람을 예로 들어 우리 아야기의 주인공으로 삼아 호흡에 대해서 명상에 대해서 잠깐 생각해볼게. 이 글은 그동안 내가 책에서 읽었거나 강의에서 들었거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들은 것과 내가 생각한 것들을 섞어서 지어낸 이야기야. 주인공 이름을 전기수라고 할게. (전기수는 조선시대에 직업으로 소설을 읽어주는 사람이라고 해).


전기수는 회사에 다니는데 한 동료의 권유로 ‘시민명상교실’에 가게 되었습니다. 전기수는 몇 년 전부터 “웰빙 명상”이나 “힐링 명상”이라는 말을 듣곤 했는데, 자신이 직접 명상교실에 참가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전기수가 간 ‘시민명상교실’에는 네 개의 과정이 있었습니다. ‘입문반, 초급반, 중급반, 고급반’ 중에서 전기수는 입문반에 들어갔습니다. 입문반에는 20대의 젊은이로부터 30대, 40대의 직장인도 있었고 50대의 중년층과 60대 이상의 노년층도 있었습니다.

첫날 입문반의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여러분, 잘 오셨습니다. 명상, 다들 들어보셨지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요즘 명상을 하기도 합니다. 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 명상을 하기도 합니다. 또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 명상을 하기도 합니다. 서양에서는 환자의 치료에 명상 기법을 사용한다고도 합니다.”

명상 선생님이 이어서 말했습니다. “우리는 입문반이니까 명상에서 발걸음을 떼는 과정을 하겠습니다. 한 걸음을 떼어봐야만 두 걸음 세 걸음 걸어낼 수가 있습니다. 어떻게 한 걸음을 뗍니까? 어떤 방법으로 발걸음을 뗍니까? 물론 출가 수행자라면 가만히 눈을 감고 마음을 한 끝에 집중함으로써 이미 당당하게 걸어가고 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당장 ‘마음을 한 끝에 집중’할 수가 없을 겁니다. 그래서 어떤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러자 한 참석자가 말했습니다. “선생님,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학생은 마음이 책에 집중해 있고, 운동선수는 그 운동경기에 마음이 집중되어 있고, 동물은 먹이를 노릴 때 마음이 집중되어 있잖아요. 우리는 필요할 때면 누구나 다 그 일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아요.”

참가자의 말이 끝나자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사람은 필요할 때에는 그 일에 집중합니다. 동물도 생존을 위해서 자기 일에 집중합니다. 예,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명상을 배운다고 하면 무엇인가 다른 것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 다른 것이란 무엇일까요? ①일상에서 필요한 일에 집중하는 것, 동물들이 생존을 위해서 집중하는 것과 ②명상에서 ‘마음을 한 끝에 집중함’은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첫날이라서 서로 눈치를 보는지 모두 눈만 껌뻑였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우리가 배우는 것은 ‘바른 명상’입니다. 명상은 명상인데 ‘바른 명상’을 배우려고 합니다. 일상에서 자기 일에 집중하는 것과 동물들이 집중하는 것과는 다른 ‘바른 명상’을 배우겠습니다. 바른 명상을 편의상 두 가지로 나누겠습...”

그러자 여기저기서 웅성거렸습니다. ‘명상이면 다 바르지 않을까? 명상에 바른 명상과 그릇된 명상이 있을까? 거기에 더하여 두 가지로 나누다니’ 하면서 명상 배우는 것이 복잡해지지나 않을까 수군거렸습니다. 전기수도 선생님의 말씀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듣기로는 명상은 스트레스도 풀고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평안하게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명상에도 바른 명상이 있는 것일까?’ 하고.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 내가 팔 힘을 기르고 싶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방법을 찾아서 연습하면 됩니다. 팔굽혀 펴기를 하거나 아령을 들거나 다른 팔 운동기구로 연습하면 됩니다. 이와 같이 명상도 어떤 결실을 얻게 해주는데, 우리가 배우려는 명상은 특별한 결실을 얻게 해 줍니다. 그래서 바른 명상이라고 부른답니다. 바른 명상에는 ①자신의 행위를 제어해주고 삼매에 들게 하는 영역이 있고, ②삼매에 들어 어떤 것들을 수행하는 영역이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아!’하고 탄성을 질렀습니다. 책에서나 볼 수 있었던 ‘삼매’라는 용어를 바로 여기 앞에 계시는 선생님으로부터 직접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선생님이 계속 말했습니다. “바른 명상에서 호흡 보기 연습은 ①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마음을 한 끝에 집중하여(삼매에 들어) 어떤 특별한 일을 하는 것은 ②에 해당합니다. 참고로 ‘마음이 한 끝에 집중됨’을 다른 말로 ‘삼매’라고 합니다.

입문반에서는 ①의 영역을 배우겠습니다. ①자신의 행위를 제어해주고 삼매에 들게 하는 범위입니다. 행위의 제어란 내가 몸으로 행위할 때나 말로 행위할 때나 마음속으로 행위할 때, 내가 그릇된 행위를 하지 않도록 나를 보호하고 지켜주는 것이겠습니다. 삼매에 들게 한다는 것은 호흡 보기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삼매에 드는 <방법>을 얻게 되어 자신이 직접 삼매에 든다는 뜻이겠습니다.

선생님은 몇 가지를 더 말했습니다. 바른 명상에서 호흡 보기 연습은 ①‘착함과 착하지 않음’을 구분하는 것을 알려주고, ②착함(善, 선)은 근심, 고통, 슬픔, 비탄, 절망 등을 극복하여 행복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것이고, 착하지 않음(不善, 불선)은 반대로 근심, 고통, 슬픔, 비탄, 절망 등을 생겨나게 하고 많아지게 하는 것이라고 알려주고, ③착한 요소는 점점 생겨나게 하고 늘어나게 하며, 나쁜 요소는 점점 줄어들게 하고 없애준다고 했습니다.

선생님은 그릇된 명상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그릇된 명상은 선(善)과 불선(不善)을 구분해주지 않고, 행복으로 이끄는 요소가 무엇이고 괴로움으로 이끄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알려주지 않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바른 명상이 얻는 결실과 그릇된 명상이 얻는 결실은 서로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우리들은 지시대로 명상을 연습해 보았습니다. 명상 주제는 많이 있는데, 시민명상교실 입문반에서는 호흡 보는 연습으로 시작한다고 했습니다. 모두 눈을 감았습니다. 전기수도 눈을 감고 마음을 편안히 하고 숨이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느껴보려고 했습니다.

30분이 지난 후 선생님과 참가자들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30분 앉아 있는 동안 무엇을 느꼈고 무엇을 알았는지를 선생님이 물었고 참가자들이 대답했습니다. 많은 참가자들이 대답을 잘 못하고 우물쭈물했습니다. 그런데 참가자 1은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몇 번 보니까 다른 생각이 나곤 했다고 말했고, 참가자 2는 숨이 들어올 때는 콧구멍이 시원했고 숨이 나갈 때는 콧구멍이 따뜻했다고 말했습니다. 참가자 3은 숨이 들어오고 내쉬는 것에 마음이 집중되니 점점 안정되다가 내 자신이 사라지고 숨만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현상만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참가자들이 모두 놀라서 ‘와, 대단하다!’고 감탄했습니다. 선생님은 참가자 3에게 나중에 따로 만나 더 대화를 나누자고 했습니다.

전기수 차례가 되었습니다. 전기수는 할 말이 별로 없었습니다. 30분 동안 앉아 있었지만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거의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단지 생각이 일어났고, 그 생각이 일어난 것을 의식하고 있는 자신이 있었고, 그 자신을 의식하고 있는 다른 생각이 일어났고, 이렇게 생각이 계속 일어나는 것만 있어서 30분 뒤에는 몸과 마음이 무척 피곤해져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전기수님, 그럴 때는 이 말을 한번 생각해 보셔요. 여기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개가 있어요. 그 개를 기둥에 매어놓아요. 그러면 그 개는 더 이상 뛰어다니지 못하고 기둥 주위만 맴돌 거예요. 그와 같이 전기수님도 ‘생각을 매어보자.’고 연습해보셔요. 생각을 매어놓는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스스로 알 때까지 연습해 보셔요.”

시간이 흐를수록 참가자들은 대체로 호흡 보는 연습을 잘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전기수처럼 생각에 빠져 헤매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전기수는 그들처럼 자신도 호흡 보는 일을 잘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행위도 제어하고 나중에는 삼매에도 들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연습하고 노력한 것이 없었으니 전기수에게는 먼 이야기였습니다.

그날부터 전기수는 아침에 일어나면 호흡 보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배운 ‘눈-빛•모양, 귀-소리, 코-냄새, 혀-맛, 몸-감촉, 마음-생각들•떠오르는 것들•이치들’을 외웠습니다. 그러나 좀처럼 ‘몸-감촉’에 주목하지 못하고 이내 ‘마음-생각들’로 가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전기수는 ‘생각을 매어놓자’는 말을 떠올리며 생각을 매어보려고 했습니다. 더 이상 날뛰지 않게 생각을 매어두려고 해보았습니다. 마치 이리저리 멀리 다니는 개를 기둥에 매어놓듯이 생각을 매어놓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사유하면서 호흡 보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기수에게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자신이 왜 호흡에 집중하지 못하는지 그 이유가 하나 생각났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호흡에 관심 가져 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것이었습니다. 학생은 계속 공부를 생각하고 공부해왔으니까 책을 보면 금방 공부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관심 있는 것은 늘 눈으로 보아왔으니까 눈으로 어떤 대상이든 집중할 수 있고, 귀로 늘 소리를 들어왔으니까 귀로 소리에 집중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호흡에 대해서는 관심 가지지 않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으니 전기수가 집중할 수 없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책에서 본 비유인데, 개울을 동쪽으로 흐르도록 하려면 계속해서 물길을 동쪽으로 터주면 되고, 개울을 서쪽으로 흐르도록 하려면 물길을 계속 서쪽으로 터주면 됩니다. 이제 전기수도 호흡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계속 연습하면 되었습니다. 마치 개울의 물길을 원하는 쪽으로 흐르게 하려면 그쪽으로 계속 도랑을 파서 물길을 터주어야 하듯이 전기수도 이제 계속 노력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