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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딱까(떠오름)에 대해 생각하기에 앞서

고요2 0 245 2018.08.04 20:08

젊은이들이 갑돌이를 문병 갔습니다. 전기수도 갔습니다. 서로 인사를 하고 잠시 위로도 하고 환담도 나누었습니다. 전기수는 갑돌이의 병세를 물어보기도 하고 몸의 고통이 견딜 만한 지도 물어보고 희망을 가지라고 했습니다. 전기수가 음료수 한 박스를 주자 갑돌이는 고맙다며 친구들과 전기수에게 드시라고 권하고, 공동 간병실의 환자분들에게도 한 병씩 드리고 공동 간병인에게도 한 병을 드리라고 해서 젊은이1이 나누어주었습니다.   


갑돌이가 말했습니다. “저는 요즘 약육강식, 내가 살기 위해서는 남을 짓밟아야 한다는 생각이 자꾸 납니다. 내가 가만히 있으니 남들이 나를 무시하고 내가 화를 내면 남들이 그제야 나를 신경 써 줍니다. 그래서 내가 살기 위해서라도 저는 빈틈을 보이지 않고 남의 약점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전기수가 대답했습니다. “그동안 병고로 참 많이 힘드셨군요. 거동할 수 없고 말이 잘 안 나와서 남들에게서 제대로 대우도 못 받으셨으니 마음고생도 참 많이 하셨겠군요. 그러나 남과 대결하면서 살아가려면 먼저 자신이 힘들고 괴롭습니다. 그것 말고 나를 보호하고 남도 보호하는 다른 좋은 방법은 없을까요?” 

 

갑돌이가 말했습니다. “사실 이 몸으로 남에게 화를 내는 것이 참 보기 싫었습니다. 마치 추악한 괴물이 이상한 소리를 내지르는 모양으로 남의 가슴을 찌르는 욕설을 할 때면 저 자신이 제정신이 아닌듯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나쁜 생각을 그만하고 나쁜 행동을 그만두고 나쁜 말을 그만두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 방법을 모릅니다.”
전기수가 대답했습니다. “그러셨군요. 좋지 않은 행위는 할 때도 고통을 주고 하고 나서도 괴로운 결과를 낳는군요. 생각은 안에 있고 행위는 밖에 있으니 나의 행위를 먼저 바꾸어보는 것이 좋으실 듯합니다.”

 

갑돌이가 말했습니다. “저는 좋은 행동이 어떤 것이고 나쁜 행동이 어떤 것인지를 모릅니다.”
전기수가 대답했습니다. “좋은 행위와 나쁜 행위는 구별이 분명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먼저 남에게 해 끼치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부터 알아보면 어떨까요? 제가 배우기로는,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서 남을 보호하고 나 자신도 보호받는 것에 5가지 항목이 있다고 합니다.”

 

전기수는 ‘첫째 살아있는 것을 해치지 말라. 둘째 주지 않는 것을 가지지 말라. 셋째 바람피우지 말라. 넷째 거짓말하지 말라. 다섯째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식품을 섭취하지 말라’, 이것이 그 다섯 가지 항목이라고 했습니다. 갑돌이는 사회생활 할 때라면 어느 하나라도 지킬 수 없었을 텐데 지금은 병실에 있으니 넷째 거짓말하지 말라 빼고는 다 지킬 수 있겠다고 했습니다. 전기수는 이제 갑돌이님은 거짓말할 필요가 없는 환경이니 지금부터라도 ‘나는 거짓말하지 말자.’ 하고 결심해 보시라고 권했습니다.

 

갑돌이가 말했습니다. “아저씨 설명을 듣고 사회에서 화합하며 살아가는 5가지 항목은 이제 알았습니다. 그럼 착한 행동과 나쁜 행동은 무엇인가요?”
전기수가 대답했습니다. “착한 행실, 나쁜 행실에는 밖의 영역뿐만 아니라 안의 영역도 좀 포함됩니다. 먼저 제가 배운, 나쁜 행위 10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살아있는 것을 해치는 것, 둘째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 셋째 성범죄 저지르고 바람피우는 것, 넷째 거짓 증언하는 것, 다섯째 중상모략하고 이간질하는 것, 여섯째 욕설하는 것, 일곱째 쓸데없는 잡담하는 것, 여덟째 ’오, 저 사람 것이 내 것이라면‘ 하고 남의 재산과 재물을 탐하는 것, 아홉째 악의로 가득 차 있어 타락한 생각을 품는 것, 열 번째 그릇된 견해’입니다. 착한 행위는 위의 열 가지 악한 행위를 여의고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착한 행위입니다.” ((M41) 참조)

 

갑돌이와 젊은이들은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러면서 선한 행위와 악한 행위가 어떤 것인지 그 의미를 새겨보고 분별해보았습니다. 안의 생각은 밖으로 드러난 행위가 아니라서 계율의 영역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내면의 생각은 업(業)에는 속했습니다. 안에서 일어나고 확산되는 생각(사유)은 의도를 가지고 행위(사유)하고(業), 그러면 결과를 낳고(果), 그래서 그 결과를 받아야(겪어야) 하는(報) 업에는 속했습니다. 

 

갑돌이가 말했습니다. “5가지 항목을 지키고 열 가지 착한 행위를 하면 그는 나쁜 생각을 적게 하겠군요. 저는 나쁜 생각이 너무 많습니다.”
전기수가 대답했습니다. “예, 그렇겠지요. 오계를 지키고 십선업을 하면서 살면 스스로 내면의 행복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만약 저 세상이 있다면 그들은 천상에 태어날 겁니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생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까요? 생각은 <떠오름>과 구분해야 한다 합니다.”

 

갑돌이가 말했습니다. “생각을 떠오름과 구분한다는 것을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전기수가 대답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길을 가다가 보면 어느새 나는 어떤 소유(까마)와 관련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소유란 우리 인간이 속한 세계를 욕계라고 하는데, 욕계 중생이 ‘이것은 내 것이야.’ 하면서 붙잡는 것들(그리고 그런 마음들)을 말합니다. 아무 이유 없이 ‘예쁜 여자를 만나야지, 집을 사야지, 존경받는 사람이 되어야지,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지, 좋은 옷을 입어야지, ... ’ 등과 관련된 생각에 빠져 있으면 이런 것들이 망상이고 쓸데없는 생각들입니다. 물론 여기서 문제 삼는 것은 계획을 잘 세워서 인생을 설계하는 그런 생각들 말고, 괜한 공상에 빠져서 이리저리 자신도 모르게 진행되는 그런 생각들입니다.”

 

갑돌이가 말했습니다. “저는 병석에 누워서 화내는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남이 자기들끼리 좋아서 웃어도 화가 나고 남이 잘 되어도 화가 납니다. 나는 이렇게 병들어 있는데 남들은 온전하게 잘 살고 있어서 화가 납니다.”
전기수가 대답했습니다.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은 불행한데 남은 행복하면 괜히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서 화나고 자기가 구하는 것을 얻지 못해서 화가 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남들이 비난해도 화가 납니다. 이런 생각에 빠지면 참 괴롭지요. 그러므로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갑돌이가 말했습니다. “심지어는 남에게 폭력을 쓰려는 생각도 했습니다. 저놈에게 원한을 갚아야지, 저놈을 때려야지, 저놈에게 본때를 보여줘야지 하면서 몽둥이를 들고 칼을 들고 남을 해치려는 생각에 빠진 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생각을 그만둘 수 있을까요?”
전기수가 대답했습니다. “때리고 해치고 죽이는 생각은 ... 너무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생각들은 다 과거로 지나갔습니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향상되고 현재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소유와, 분노와, 폭력을 쓰려는 것과 관련된 생각들을 버림은 <떠오름> 과 <생각(의 확산)>을 구분하는 데서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전기수는 마지막으로 아까 있었던 일을 들려주고 갑돌이의 쾌유를 빌며 문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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