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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승 삼보 2

고요2 0 246 2018.08.24 09:20

 이렇게 대답하자 시험 담당관이 잘 말씀하셨다며 사람들을 보물이 있는 방으로 데려갔습니다. “여러분들은 문제를 잘 맞추었으니 여기에 있는 보물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으로 열 개를 가져 갈 수 있습니다.” 그러자 어떤 사람은 열 개를, 어떤 사람은 아홉 개나 여덟 개를, 또 어떤 사람은 다섯 개 네 개를, 또 어떤 사람은 한두 개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또 어떤 사람은 ‘정당한 노력으로 얻은 것이 아니다.’ 하고 생각하여 하나도 가지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 부자가 되었다며 기뻐했습니다. 이 보물들로 무엇을 할까? 잔뜩 기대하면서 배를 타고 귀향길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앞에 해적선이 가로막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은 해적에 붙잡혀서 보물을 다 잃었습니다. 두목은 빼앗은 보물을 부하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해적들은 잔치를 하며 밤새 떠들었습니다. 한편 선실 한 쪽 빈 방에 갇힌 사람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한탄했습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더니 어제 오늘만 해도 행•불행이 심하게 교차했습니다. 

 

한참 동안 비탄에 빠지고 절망에 빠졌던 사람들이 보물섬을 나설 때 아무 것도 가지지 않고 나온 사람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자신들은 금은보화를 보물로 여기는데 당신은 무엇을 보물로 여기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냥 나온 사람이 대답하기를, 자신은 부모를 공경하고 형제간에 우애하고 친척에게 도탑고 남을 존중하는 사람을 보배로 여긴다고 했습니다. 책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면전에서 듣고 사람들은 잠시 혼란해졌습니다. ‘어찌 현실에서 그런 순진한 생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아마도 저 사람은 이상주의자이고 비현실주의자인가 보다.’

 

마침 해적 두목의 아들이 지나가는 길에 우연히 이 대화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누구라고 알리지 않고 사람들에게 다가갔습니다. “금은보화 말고, 부모께 효도하고 이웃 친지에게 잘 하는 그런 보물 같은 사람 말고, 또 다른 보물이 있습니까?” 그냥 나온 사람이 대답했습니다. “있습니다. 또 다른 세 가지 보배가 있습니다.” 해적 두목의 아들이 세 가지 보물에 대해 말씀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가 대답했습니다. “첫 번째 보배는 <바르게 깨달은 분>입니다. 그분들은 번뇌를 다 부수었으며, 완전하게 깨달았으며, 법을 드러내시고 범행을 실천하시며, 괴로움의 언덕을 건너 저 언덕에 잘 가신 분이시며, 이 세상을 잘 아시는 분이시며, 사람들을 잘 수행하게 하시며, 인간과 천상의 존재들을 잘 인도하시는 그런 분들입니다. 이렇게 바르게 깨달은 분들은, 세상의 어떤 재물로도, 천상의 어떤 보물로도 견줄 수가 없습니다.” (숫~, pp.174 ~ 176 에서 인용 및 변형, 그 외 니까야의 불법승 정형구에서 적절히 인용 및 변형함. 이하도 마찬가지임)

 

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더욱 혼란스러웠습니다. 해적 두목의 아들도 혼란스러웠습니다. ‘번뇌, 깨달음, 저 언덕, 범행’ 등과 같은 말을 다시 면전에서 듣게 되니 마음이 뒤숭숭해지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보물을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가 대답했습니다. “두 번째 보배는 이런 성자께서 삼매에 들어 성취한 ‘번뇌의 소멸 또는 해탈 열반의 실현’과 같은 <법(法)>들입니다. 바르게 깨달은 분이 가르치신 법은 : 스스로 보여지는 것이고, 시간을 넘어선 것이고, 와서 보라는 것이고, 향상으로 인도하고(열반으로 인도하고), 지자들이 각자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훌륭하게 깨달으신 분들이 하는 말씀은, 자신들의 ‘슬픔-비탄-괴로움-근심-절망’을 치유해주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세 번째 보물도 물었습니다. 그가 대답했습니다. “<네 쌍으로 여덟이 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분들이 세 번째 보배입니다. 그분들은 첫 번째 성자(와 거기로 가시는 과정의 분), 두 번째 성자(와 거기로 가시는 과정의 성자), 세 번째 성자(와 거기로 가시는 과정의 성자), 네 번째 성자(와 거기로 가시는 과정의 성자)입니다. 이분들은 확고한 마음으로 감각적 쾌락의 욕망 없이, 열심히 수행하여 목표를 성취해서 희열을 얻어 거룩한 경지를 실현합니다. 이분들은 참사람으로 칭찬받으며 공양 받을 만하며 합장 받을 만하며, 그분들에게 베풀면 크나큰 과보를 받는다고 합니다.”

 

사실 사람들은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속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실제로는 탐욕스럽고 게으르면서도 남 앞에서는 스스로 가난하고 불쌍하게 보여서 남으로부터 연민의 도움을 받아서 먹고 노는 사기꾼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가 베푼 음식이나 돈이 헛되이 쓰일까봐서 보시하고 봉사하는 일에 주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바르게 깨달은 분들을 의지하고, 그분께서 가르치신 말씀을 실천하면서 부지런히 정진하여,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부수는(부순) 이들 ‘네 쌍의 여덟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면, 이들에게 음식을 베풀거나 도움을 주면 저절로 기쁨이 생기고 큰 복을 받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분들도 세상에 드문 보물이 맞았습니다.

 

해적 두목의 아들은 크게 감동했습니다. 자리를 떠나면서 자꾸 그를 뒤돌아보았습니다. 새벽에 폭풍우가 몰아쳤습니다. 해적선에 물이 차기 시작했습니다. 해적 두목은 붙잡은 사람들을 물속에 던지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때 두목의 아들이 제발 이 사람들을 온전히 놓아주시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러자 해적 두목은 중간 크기의 보트 하나를 내주며 배에서 떠나라고 했습니다. 폭풍우에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며 사람들은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쳤습니다.

 

그때 마침 저 앞에서 해군이 난파선을 구조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이 사람들을 발견하고는 모두 구초했습니다. 사람들은 간단한 건강 검진을 받고 신원을 확인받고 음식을 제공받았습니다. 그런데 뒤돌아보니 해적 두목의 아들이 옆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 두목에게 자신은 더 이상 해적 생활을 할 수 없게 되었다며 하직 인사를 하고 사람들을 따라왔다고 했습니다. 마침 나라에서 해적 소탕령을 내렸고 군함이 출동하여 아들 아버지 해적선도 굴복시켜 해적을 모두 체포했습니다. 나라에서는 해적이 사람들한테서 빼앗은 보물을 국고로 환수하여, 기초생활수급자나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복지재원으로 활용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람들이 아수라는 어디에 거주하는지, 정말로 아수라가 천계에서 빠져나와 지구를 정복하는지를 그냥 나온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아수라에 대해 배운 것은 삼십삼천의 신들과 싸우는 아수라왕이나 아수라무리 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만화나 게임에 나오는 아수라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삼십삼천에서 신들과 싸우는 아수라는 삼십삼천에 거주한다고 추론하며, 그런 아수라가 인간에 내려와 인간을 지배한다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바르게 깨달은 분들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셔서 법을 설하실 때, 누가 아수라의 무리에 태어나 있다면 그런 경우도 청정범행을 닦기에 적당하지 않은 순간이고 적당하지 않은 때라고 했습니다. (D33, (3.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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