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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iN] 불교에도 신 혹은 신적 존재가 존재하나요?

[질문] 불교에도 신 혹은 신적 존재가 존재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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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저의 책 불교입문(佛敎入門)() 소유하고자 하는 자를 위한 가르침에서 이 주제를 다루었는데 참고가 되실 것입니다.

 

종교(宗敎)는 무엇입니까?

 

; 유물론(唯物論)[단견(斷見)]도 유신론(有神論)[상견(常見)]도 배제하는 연기(緣起)된 식()’의 불교(佛敎)

 

종교(宗敎)라는 말은 1860년 일본이 독일과 통상조약을 체결할 때 독일어 렐리기온스위붕(Religionsüung)’을 번역한 말입니다. 영어로는 Religion입니다. 번역어이기 때문에 종교(宗敎)라는 말이 가지는 고유의 의미는 없습니다. 다만, 서양이 동양에 미친 영향의 일환으로 신()과의 연결 관계 위에서 설명되는 기독교적 종교관을 중심으로 종교(宗敎)에 대한 보편적 이해의 경향이 생겼다고 해야 합니다.

 

그래서 종교는 신()이라는 개념과의 연결 여부로 크게 구분됩니다. 이때, 창조주 신()을 전제하여 인간의 삶을 설명하는 많은 종교와 달리 불교는 신()에 대해 이중적 입장을 가집니다.

 

불교에는 신()으로 번역될 수 있는 단어가 두 개입니다. 중생의 영역에 속하는 하늘 세상[천상(天上)]의 존재를 지시하는 deva(-)창조주를 지시하는 issara(잇사라)입니다. 그러나 세상과 존재에 대해 실답게 아는 부처님에 의해 issara의 존재는 부정되고, deva는 삶의 향상을 위한 노력의 결과로 누구든지 태어날 수 있는 하늘 세상의 존재일 뿐이라고 설명됩니다. 그래서 신()은 우리 삶의 결정권자로 참여하는 특별한 권능을 가진 자가 아니라, 생노병사(生老病死)의 과정을 윤회하는 중생의 한 부류입니다.

 

이렇게 창조주 하나님 즉 issara(잇사라)는 없고, 하늘 세상의 구성원인 deva(-)는 윤회하는 중생의 일부일 뿐이어서 신()이라고 번역하지만, ()의 유무(有無)를 말하는 그 신()은 아닙니다. → 「() 불교(佛敎)는 유신론(有神論)인가요? () 아니요.

 

그런데 issara(잇사라)의 신()이 없다면 종교는 무엇입니까?

 

경들은 부처님을 이렇게 찬탄합니다. ― 「참으로 그분 고따마 존자에게는 이런 좋은 명성이 퍼져있습니다. 이렇게 그분 세존(世尊)께서는 모든 번뇌 떠나신 분 존귀하신 분이시다.’라고. 그는 신과 함께하고 마라와 함께하고 범천과 함께하는 세상과 사문-바라문과 함께하고 신과 사람과 함께하는 존재-생명을 스스로 실답게 안 뒤에 실현하고 선언합니다. 그는 처음도 좋고 중간에도 좋고 끝도 좋은, 의미를 갖추고 표현을 갖춘 법을 설하고, 온전하게 완전하고 청정한 범행(梵行)을 드러냅니다. 참으로 그런 아라한을 뵙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라고.

 

불교(佛敎)를 종교(宗敎)라고 말하면, 종교(宗敎)는 세상과 존재-생명에 대한 실(實)다운 앎 즉 삶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앎에 따라 삶을 향상하여 고멸(苦滅) 즉 완전한 행복을 실현하도록 이끄는 가르침입니다. 깨달아 이 가르침을 설하는 자는 교주(敎主)이고 스승이며, 이 가르침을 뒤따라 자기의 삶을 향상하는 자는 신자(信者)이고 제자입니다. 만약, 무신(無神)이어서 불교는 종교가 아니라고 누가 말한다면, 그것은 사실 아닌 기준 위에서 세상과 존재-생명을 거짓으로 꾸며내는 그들만의 유희일 뿐이라고 해야 합니다. 그것은 삶을 향상하여 고멸(苦滅)의 실현으로 이끌지 못합니다.


불교(佛敎)는 이런 것이고, 종교(宗敎)는 이렇게 정의됩니다. 그리고 이런 정의가 창조주 신앙의 종교적 편협을 극복한 보편적 정의라고 하겠습니다.


한편, 불교는 유물론(唯物論)도 배제합니다. 물질만이 본질 요소이고, 마음은 몸에 종속된 것이라는 관점에 대해 사실이 아님, 삶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이해에 닿지 못한 치우친 시각이라는 지적입니다.


육사외도(六師外道)의 한 사람인 아지따 께사깜발리는 「cāumahāhūiko ayaṃpuriso, - 사람은 사대(四大)로 되어있다. (DN 2-사문과경)」라고 주장하는데, 지(地)-수(水)-화(火)-풍(風)의 물질 요소로써 사람을 정의하는 방법 즉 유물론(唯物論)입니다. 반면에 부처님은 「chadhāuro ayaṃ bhikkhu, puriso’ti - 비구여, 사람은 육계(六界)로 되어있다. (MN 140-요소의 분석 경)」라고 알려주는데, 지(地)-수(水)-화(火)-풍(風)-공(空)-식(識)의 여섯 요소입니다. 마음인 식(識)이 물질 요소에 종속되지 않고, 대등하게 사람을 구성하는 요소라는 설명입니다. 이때, 식(識)은 삶의 과정을 누적하며 변화하는 것이어서 유신론(有神論)-상견(常見)과도 차별됩니다[연기(緣起)된 식(識)].


부처님은 이런 삶의 이야기를 연기(緣起) 즉 십이연기(十二緣起)로써 설명합니다. 심(心)이라고도 의(意)라고도 식(識)이라고도 부르는 마음은 유물론(唯物論)적인 단견(斷見)에도, 유신론(有神論)적인 상견(常見)에도 속하지 않는 연기(緣起)된 것이고, 따라서, 몸과 마음이 함께한 것으로의 나 또한 유물론(唯物論)-단견(斷見)에도 적용되지 않고, 유신론(有神論)-상견(常見)에도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 「연기(緣起)된 식(識)의 윤회(輪迴)」


이렇게 불교는 유물론(唯物論)-단견(斷見)과 유신론(有神論)-상견(常見) 모두가 부정된 사실의 자리에서 삶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는 종교(宗敎)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이때, 연기(緣起)된 식(識)(paṭccasamuppannaṃviññāṇṃ이란 용어는 (MN 38-갈애 부서짐의 큰 경) 등에서 직접 발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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